본문 바로가기

[강찬수의 에코사이언스] 미세먼지 문제가 5년 내 해결될까

중앙일보 2019.04.29 00:09 종합 32면 지면보기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오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이하 기후환경회의)’가 출범한다. 지난달 초 일주일씩 비상저감 조치가 이어지자 정부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받아들인 ‘범국가기구’가 기후환경회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25일 녹색전환연구소 등이 주최한 ‘미세먼지 해결 범국가기구, 제대로 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이 기구가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세먼지 대책을 직접 추진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는 형태, 정부에 대한 잔소리꾼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통령령인 ‘기후환경회의 설치·운영 규정’도 기능을 그렇게 제한했다.
 
물론 잔소리꾼 역할, 즉 정부가 제대로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지 감시·평가하고, 대책을 보완하라고 채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그 역할도 제대로 못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후환경회의 존속기간은 5년, 위원 임기는 2년으로 아귀가 맞지 않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제대로 일할 시간은 5년보다 짧을 수 있다.
 
그 사이 미세먼지 문제는 다 풀릴까.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해외 사례를 보면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데 20~30년이 걸린다. 아직도 많은 개선이 필요한 중국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5년 내 확실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오래 간다는 보장도 없다.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는 정치적 중립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대중 정부의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지속위)나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위원회(녹색위)와 비슷한 운명이 될 것이다. 총리실 소속으로 축소된 녹색위 위원장과 달리 환경부 소속으로 격하된 지속위 위원장은 기후환경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반 위원장이 “미세먼지 문제에는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다”고 강조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기후환경회의는 역대 정부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이왕 시작한 만큼 예산만 낭비하고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