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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고 일하고…노인들의 스티브 잡스가 사는 법

중앙일보 2019.04.28 08:00
[더,오래] 반려도서(63)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와카미야 마사코 지음·양은심 옮김 / 가나출판사 / 1만3800원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아이폰 게임 앱을 개발한 82세 할머니, 노인들의 스티브 잡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한 노년의 일본인 여성이 있다. 마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의 삶은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단순 명료하다.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궁금하면 일단 해본다.
 
60세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한 뒤 82세에 노인을 위한 아이폰 게임 앱을 개발한 와카미야 마사코의 인생 키워드는 '호기심'이다. 은퇴 후 환갑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사 혼자 3개월이나 걸려 컴퓨터를 설치한 것도, 인터넷 세상에 눈을 떠 인터넷 커뮤니티에 빠져든 것도, 6개월간 코딩을 공부하며 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 앱 히나단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여든이 넘어서도 구글 번역기에 의지해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호기심 때문이다.
 
건강도 호기심 덕분에 유지한다. 요리할 때도 호기심에 따라 이것저것 먹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게 된다. 가고 싶은 곳이 많고,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보니 많이 움직이고 몸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하루에 1만5000보 이상은 거뜬하게 걷는다.
 
"사회인이 되고 주변 사람의 기대나 주어진 역할을 우선시하다 보니 호기심의 뚜껑을 아예 닫아버린 사람이 많지요. 우선 그 뚜껑을 여는 일부터 시작합시다. 괜찮아요. 당신의 호기심은 분명히 되살아날 테니까요."(20쪽)
 
호기심이 생기면 일단 한다. 앞뒤 재지 않고 그냥 한다. 춤을 배웠는데, 실력은 그다지 늘지도 않고 금세 포기했다고? 배운 보람도 없이 쓸데없이 돈만 썼다는 생각에 자책하고 있다고? 생각을 바꿔보자. 이때 배워둔 덕분에 춤을 즐길 수 있는 눈과 귀를 떴다. 긴 인생에서 이 정도면 본전은 뽑은 셈이다.
 
팀 쿡 애플 CEO와 만난 일본의 'IT 수퍼 할머니' 와카미야 마사코. [사진 유튜브 캡처]

팀 쿡 애플 CEO와 만난 일본의 'IT 수퍼 할머니' 와카미야 마사코. [사진 유튜브 캡처]

 
"뭔가를 시작할 때 굳이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은 길고, 계속 이어집니다. 단기적으로 보고 실패했다, 좌절했다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없다. 실패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작만 해도 '성공'인 것입니다."(49쪽)
 
흔히들 장수의 비결 혹은 건강의 비법으로 꼽는 규칙적인 생활이라는 삶의 틀도 깬다. 세상에서 권장하는 수면 시간에도 반기를 든다. 어떤 날은 4시간, 어떤 날은 9시간을 잔다. 일어나는 시간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매일 다르다. 무리해서 잠들려고 하지도 않고 무리해서 일어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잠이 안 오면 책을 읽고 이불 속에서 공상한다. 기상 시간이 불규칙하니 당연히 식사 시간도 불규칙한데 먹을 때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맛있어 보이는 것을 먹을 따름이다.
 
혈압이 높아서 저염 된장국을 먹으면서, 탈수증상 예방을 위한 염분 보충제를 챙겨 먹는다면 맛없는 저염 식사를 하는 이유가 뭘까. 그저 맛있는 된장국을 먹으면 그걸로 충분한 것을. 관리하고 관리받는 데 너무 익숙해진, 효율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재미와 자신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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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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