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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선거제ㆍ검찰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것을 놓고 육탄전을 벌였다. ‘의회주의 복원’을 기치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노웅래(61)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떤 심정일까.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3명 중 두 번째 밀착마크였는데, 예정에 없이 벌어진 뜨거운 현안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노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 모습은 싸움터가 아니라 일터인데…”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복원, 국회 정상화를 위해 내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회 직원들과 회의 중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일훈 기자]

국회 직원들과 회의 중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일훈 기자]

"무조건 싸우겠다는 건 야당식 사고"
 
이번 사태는 누구 책임인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반대한다. 패스트트랙 지정까지 몸으로 막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민주당은 잘 했나.
“무조건 싸우고 강하게 나가겠다는 건 야당식 사고다. 우리는 여당이다. 같이 머리 터지게 싸울 순 없다.”
 
자신만의 원칙이 있나.
“야당과 강하게 맞붙으면 당장 속은 시원하지만, 성과가 없다. 여당에 권력을 주는 것은 속이 문드러지더라도 성과를 내라는 것이다. 싸움은 야당일 때나 하는 거다.”
 
노 의원은 그런 맥락에서 차기 원내대표에 자신이 적임이라고 했다.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유연한 이미지에 특별한 계파색이 없다는 게 오히려 대야(對野)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를 수식하는 단어로 많이 쓰는 게 ‘친화력’ ‘유연성’이다. 김태년 의원은 친문재인계 실세, 이인영 의원은 86그룹(60년대생, 80년대 학번) 대표 주자로 표현되는 것과 비교된다.
 
노웅래(왼쪽에서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김태년(세번째) 의원 [현일훈 기자]

노웅래(왼쪽에서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김태년(세번째) 의원 [현일훈 기자]

"민주당, 오만하게 보여선 총선서 고전할 것" 
 
노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6년에 9표, 2018년 38표를 얻고 경선에서 떨어졌다. 이번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지난 22일 진행된 밀착마크는 오전 9시 30분 국회 본청 6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실에서 시작됐다.
 
MBC에서 ‘시사매거진 2580’을 진행한 기자 출신으로 서울 마포갑에서 3선(17·19·20대)을 한 노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과방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방위 수석전문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그의 등 뒤로는 11개의 TV 모니터가 있었다.
 
노웅래(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일훈 기자]

노웅래(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일훈 기자]

"김태년, 이인영은 국민 보기에 뻔한 카드" 
 
더 크고 굵어진 듯한 목소리 톤에서 3선 상임위원장의 관록이 느껴졌다.
 
세 번째 도전이다. 어떻게 전망하나.
“대학도 3수 해서 들어갔다. (웃음) 이번엔 된다. 참고로 민주당 이종걸, 한국당 나경원 의원도 3수 해서 원내대표가 됐다.”  
 
꼭 본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보궐선거 결과가 말해준다. 국민들은 민주당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비주류인 내가 변화의 카드다. 내가 되어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4ㆍ3 재보선은 국회ㆍ기초의원 등 5곳에서 치러졌는데 민주당은 당선자를 못 냈다.)
 
국민의 요구가 뭐라고 보나.
“민주당 안에 있는 경직성과 폐쇄성, 배타성을 없애라는 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만나는데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대화를 왜 못 하느냐는 것이다.”
 
변화에 있어 김태년, 이인영 후보보다 낫나.
“그들은 당의 주류로 뻔한 카드다. 그들 중 한 명이 되면 ‘역시 민주당은 변하지 않는 오만함이 있구나’하고 생각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굉장히 고전할 수도 있다.”
 
축사를 하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일훈 기자]

축사를 하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일훈 기자]

"나경원과도 대화 잘 통하는 사이" 
 
그러면서 “국민 살림을 위한 성과는 못 내고 또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 심판하게 표 달라’고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날 그는 하루 10곳이 넘는 행사장, 세미나실을 돌았다. 하도 빨리 걷고 이곳저곳 들르는 바람에 그를 놓치기 일쑤였다. 한 초선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의원실 앞에서 30분 넘게 기다리는 ‘정성’도 보였다. 3선 중진 의원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농자지심(農者之心, 농사짓는 사람의 마음)이지요. 의원 한분 한분에게 온 정성을 다해야 마음을 여시지 않을까요.”
 
노 의원 측 관계자는 “남은 선거 기간 우리 쪽 인사 30~40명, 그리고 아직 결정을 못 한 의원 30~40명을 다 만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작은 쇼핑백을 들고 다녔다. 부활절(4월 21일)을 맞아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에게 달걀 모양의 초콜릿 76명분을 선물로 줬다. 화이트데이(3월 14일)에는 여성 의원들에게 초콜릿을 줬다고 한다. 원내 사령탑이 되기 위해 열성적으로 어필한 사례들은 이외에도 수두룩했다. (※문답은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 이전인 지난 22일의 인터뷰임.)
 
국회 정론관에서 발언 중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국회 정론관에서 발언 중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과 정부 그동안 너무 놀았다"
 
본인의 정치적 뿌리는 뭐로 봐야 하나.
“모태 친노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노씨다. 참고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다 같은 집안이다.”
 
당선되면 먼저 할 일은.
“국회가 악화일로인데 여야 대타협 선언을 할 것이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와도 대화가 되나.
“2006년에 여야 각 당 원내 대변인을 했다. 말이 통하는 사이다.”
 
어떻게 할 건가.
“힘으로 누른다고 야당이 법안 처리에 협조해 주나. 살살 말도 많이 들어주면서 풀어야 한다.”
 
그를 밀착마크 하다가 양복이 눈에 들어왔다. 의원 배지도, 별다른 장식품도 없었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위(3억2379만원)였는데 너무 소박해 보였다. 그는 “특권처럼 보일까 안 한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세월호 등 특정 추모식이 있는 날에는 해당 배지나 브로치를 단다고 한다. 이날 오후에는 장영실 국제 과학문화상 시상식 등 여러 스케줄을 소화했다. 다시 국회 본청으로 가는 길에 민주당 의원들을 만났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 와" 
 
▶윤후덕 의원=“어디 가는 길이요? 내 방엔 오지 마. 그 시간에 다른 방 가요.”

▶노웅래 의원=“(웃으며) 그래도 얘기 좀….”
▶윤 의원=“(다른 의원들에게) 1차에 끝내자고요. 2차까지 가지 맙시다.”
 
그러자 주변에선 “그렇죠. 노웅래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머쓱하게 웃던 노 의원은 "윤 의원은 초등학교 1년 선배”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차근히 지지세를 넓혀온 그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평가다.
 
민주당 의원들의 고민이 뭡니까.  
“총선 걱정을 제일 많이 한다. 우리만 옳다는 오만한 이미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협상력에 있어 김태년, 이인영 의원보다 월등한가
“두 사람보다는 내가 덜 경직돼 보이지 않나. 저는 속이 문드러지더라도 대화를 하고 성과를 내는 편이다.”
 
사람이 너무 좋기만 하다는 말도 있다.
“최강노조인 MBC의 노조위원장을 한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보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번영이라는 대전환을 가져오고…. 엄청난 변화다.”
 
당과 청와대의 관계는.
“청와대가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당이 너무 놀았다. 부처도 뒷짐 지면서 책임 안 지려고 하고….”
 
노 의원은 “혹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성과가 모두 부정될 수 있는데 그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원내대표가 돼 야당과의 유연한 협상을 통해 성과도 내고 총선에서도 승리(과반 이상 확보)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임위 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뉴스1]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임위 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뉴스1]

"내년 공천때 인위적 물갈이 시 내가 막을 것"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논쟁이나 풍설에 대한 문답도 오갔다. 
올해 1월 민주당은 무소속 이용호ㆍ손금주 의원의 입당을 거부했다. 과거 민주당을 공격한 이력이 주된 결격 사유였다. 직후 당 내부에선 “당이 친문 순혈주의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는데 노 의원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노 의원은 “조선 말 쇄국 정책을 했던 것처럼 순혈주의 일변도로 가는 것은 발전에 한계가 된다”고 지적했다.
 
당 주변에선 비문에 대한 공천 학살에 대한 얘기도 돌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현역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면 전원 당내 경선을 거치도록 하는 공천 기준을 잠정 결정했다. 또 당 평가 결과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은 공천심사와 경선 때 20%를 감점하고, 반대로 정치신인에겐 공천심사 때부터 1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에 당내에선 비문으로 불리는 당내 비주류나 60대 이상, 3선 이상 의원들이 교체대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인위적 물갈이로 억울하고 부당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 모든 공천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 공천 잡음과 갈등을 방지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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