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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지표 속 한국…겉은 멀쩡, 뜯어보면 곳곳 ‘불명예’1위

중앙일보 2019.04.27 14:0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한눈에 보는 사회 2019’(Society at a Glance 2019)를 공개했다. OECD 36개 회원국과 주요 협력국의 사회상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어 각국 정부·연구기관들은 2~3년마다 한 번씩 발간되는 이 보고서에 담긴 지표를 자주 활용한다.
 

[통계 한스푼]‘한눈에 보는 사회 2019’(Society at a Glance 2019)

이번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은 외형적으로 경제 발전국가들의 모임인 OECD 회원국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감추고 싶은 ‘불명예’도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를 넘은 한국의 고용률은 2017년 기준 66.6%로 OECD 평균(69.4%)보다 낮지만, 실업률은 3.8%로 OECD 평균(6.8%)과 비교하면 우등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인터넷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95.1%로 OECD 평균(86%)을 크게 앞선다.
중위 계층의 비중.

중위 계층의 비중.

국내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하는 ‘중위소득’(2만3362달러, 2016년)과 중위소득의 75~200% 수준의 소득을 가진 중위 계층의 비중(61%, 2014년)은 OECD 평균(각각 2만3042 달러, 61%)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최근 소득 불평등 문제가 심화하고 있지만, OECD 국가 가운데선 평균 수준이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와  S90/S10(상위 10% 평균소득을 하위 10%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은 2016년 기준으로 각각 0.295, 9.0이었다. OECD 평균은 각각 0.315, 9.3이다. 이 두 계수는 그 수치가 작을수록 소득 분배 불평등이 덜하다는 것을 뜻한다.
흡연율과 연간 알콜 소비량.

흡연율과 연간 알콜 소비량.

흡연율(18.4%, 2017년)과 알코올 소비량(8.7L, 2016년)도 OECD 평균을 밑돌았다. 흡연율 1위인 그리스(27.3%), 알코올 소비량 1위인 리투아니아(13.2L)와 비교하면 골초·술고래라는 단어와는 다소 거리가 느껴진다.
 
하지만 뜯어보면 곳곳에 ‘빈틈’과 ‘허점’이 보인다. 중위 소득의 50% 이하에 속하는 인구를 전체 인구로 나눈 값인 상대적 빈곤율은 2016년 기준 15.9%로 OECD 평균(12.3%)보다 3.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45.7%로 36개국 가운데 압도적 1위다. OECD 평균(13.5%)은 물론 2위인 에스토니아(35.7%)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노인층의 빈곤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연령별 상대적 빈곤율. 한국은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검은점)이 가장 높다.

연령별 상대적 빈곤율. 한국은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검은점)이 가장 높다.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떠난 뒤 남은 기대 수명을 뜻하는 ‘은퇴 후 기대수명’(Expected years in retirement)은 2017년 기준 남성이 12.4년, 여성이 15.5년으로 남녀 모두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긴데도 ‘은퇴 후 기대수명’이 짧은 것은 한국에선 일에서 완전히 손을 놓는 시기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늦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까지 생계를 유지하거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여성이 첫 아이를 출산하는 평균 연령.

여성이 첫 아이를 출산하는 평균 연령.

여성이 첫아이를 낳는 연령은 1995년에는 OECD 평균 수준인 26.5세였지만, 2016년에는 평균 31.4세로 높아졌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OECD 평균도 같은 기간 26세에서 28.9세로 올라갔지만, 한국의 오름폭이 유독 크다. 취업이 힘들고 주거비 부담 등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첫아이 출산 연령도 늦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양육비·교육비 부담 증가로 한국은 출산율도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생산가능 인구(15~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고령 인구 부양비는 2060년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의 청년 니트족 비율.

한국의 청년 니트족 비율.

청년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한국 청년의 18.4%는 취직을 하지 않거나 교육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인 것으로 조사됐다.(2017년 기준) 독일(9.3%)·일본(9.8%) 등 우리와 경제 구조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니트족 비율은 이들의 약 2배다. 36개 회원국 가운데선 7위를 차지했는데, 터키(27.2%)·이탈리아(25.2%)·그리스(22.4%)·멕시코(21.3%) 등 경제위기를 겪거나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16년 25.8명으로 리투아니아(26.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자살률 1위의 오명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OECD 평균(12명)의 두배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삶의 만족도 점수.(10점 만점)

삶의 만족도 점수.(10점 만점)

이처럼 우리의 삶이 팍팍해서인지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2016~2017년)는 낮았다. 10점 만점에 5.95점에 불과했다. 31위로 하위권이다. OECD 평균은 6.66점이다. 북유럽 국가들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았고, 동유럽 국가들은 이 수치가 낮은 편이었다. 정부는 사회보장 확대를 통해 삶의 만족도 순위를 오는 2040년 10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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