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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안식을… '이제는 애완동물까지 퍼져가는 우주 장례식

중앙일보 2019.04.27 08:00
.숨진 애완 고양이를 우주장으로 치러주겠다는 한 남성이 미국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리고 모금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숨진 애완 고양이를 우주장으로 치러주겠다는 한 남성이 미국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리고 모금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숨진 애완고양이를 우주 장례식으로   
 
 우주는 이제 살아있는 자들의 탐험 대상만이 아닌 모양이다. 한국에선 말그대로 ‘별세계’의 얘기처럼 들리지만, 미국 등 우주강국에서는 우주 장례식이 사람을 넘어 애완동물에게까지 본격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우주 전문 인터넷매체 스페이스닷컴은 25일(현시시간) 우주와 함께 고양이를 사랑하는 한 미국 남성이 피카추라는 이름의 고양이 유골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리는 기록을 남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사람이나 개의 시신이 우주장(宇宙葬)으로 치러진 적은 있지만, 고양이는 처음이라는 게 이 매체의 얘기다.  
 
스티브 먼트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고 모금에 들어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고펀드미에는 5000달러가 목표 모금액으로 적혀 있으며, 27일 현재 1800달러가 모였다. 이 남성은 “이미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돈도 다 지불했다”며 “그럼에도 피카츄의 우주장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금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완동물 우주장 서비스 벤처기업 실레스티스펫의 홈페이지. 4가지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홈페이지 캡처]

.애완동물 우주장 서비스 벤처기업 실레스티스펫의 홈페이지. 4가지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홈페이지 캡처]

지구궤도 우주장 비용은 4995달러
 
애완동물 우주장 서비스를 하는 곳은 ‘실레스티스펫(Celestispet)’이라는 벤처기업이다. 이 업체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당신의 사랑스런 애완동물이 모험하기를 좋아한다면, 세계 최초의 애완동물 우주장 서비스 우주선에 실어 별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하라’는 라는 문구를 써놨다.
 
실레스티스펫의 동물 우주장 서비스는 세 가지다.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의 우주장은 애완동물의 화장한 시신이 로켓에 실려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지구궤도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오는 방식이다. 주인은 시신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비용은  2495달러(약 300만원)이다.
 
고양이 큐피드의 주인 스티브 먼트가 택한 것은 ‘지구궤도’(Earth Orbit)라는 서비스다. 과학ㆍ상업 위성과 함께 로켓에 실려 지구궤도에 올라간 뒤 다시 대기권으로 떨어져 불타 없어질 때까지 궤도를 돌게 된다. 비용은 4995달러. 이외에도 달에 애완동물의 유해를 묻어주는 서비스 ‘루나’(Lunarㆍ1만2500달러), 지구와 달을 넘어 심우주까지 보내주는 ‘보이저’(Voyagerㆍ1만2500달러) 도 있다고 실레스티스펫은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민간 발사체 스페이스X의 로켓에 100명의 화장한 인간 유해를 실어 우주로 올려보낸 우주장 전문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의 홈페이지 첫화면.[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2월 미국 민간 발사체 스페이스X의 로켓에 100명의 화장한 인간 유해를 실어 우주로 올려보낸 우주장 전문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의 홈페이지 첫화면.[홈페이지 캡처]

2918년 12월에는 사람 100명 우주 장례식 치러
  
물론 우주장으로 생을 마감한 애완동물은 이전에도 있었다. 실레스티스펫의 모회사이며 인간을 포함한 우주장 전문업체인 실레스티스가 2014년 아폴로와 라이카라는 이름의 개 시신을 우주로 올려보낸 적이 있다. 의도했던 우주장은 아니지만, 유인 우주탐사에 앞서 우주로 갔다가 목숨을 잃은 동물은 많다. 미국과 옛 소련이 우주경쟁을 시작하던 1950~1960년대에 개와 고양이ㆍ원숭이ㆍ쥐 등 다양한 동물들이 인간을 대신해 우주탐사 실험 대상이 됐다.  
 
인간 우주장(宇宙葬) 전문기업도 있다. 지난해 12월 100여명의 화장한 유골을 담은 소형캡슐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한 미국 우주장 전문 벤처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가 주인공이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로켓에는 63개의 다양한 소형위성과 함께 화장한 사람의 유해 일부를 담은 ‘엘리시움 스타2’위성도 실려 지구 저궤도에 올라갔다. 엘리시움에는 일본인이 30명의 유해도 담겨 있어, 일본 사회에서도 우주장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해는 아니지만 ‘은하철도 999’의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자신의 손톱 일부 잘라 보내는 형식으로 우주장에 미리 참가하기도 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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