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상륙 앞둔 中 1위 맥주 '설화', 아모레퍼시픽과 신경전

중앙일보 2019.04.26 16:52
단일 브랜드 기준 세계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중국 맥주 '설화(雪花, 쉐화)'가 다음달 국내에 상륙한다.
 
설화 맥주를 만드는 화룬설화는 1993년 중국의 화룬창업이 영국의 사브밀러와 함께 만든 합작회사로 출발해, 중국에서 '싸고 맛있는 국민 맥주'로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화룬창업이 사브밀러가 보유한 지분 49%를 16억달러(약 2조원)에 인수하며 100% 중국 회사가 됐다.
 
2006년 중국 시장점유율 1위로 기록한 설화는 2008년에는 미국의 버드라이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가 됐으며 1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설화의 판매량은 1181만900㎘. 세계 시장 점유율은 6.1%, 중국 내 점유율은 26%에 이른다.
 
화룬설화가 5월에 국내에 출시할 제품은 자사의 대표 맥주인 '설화 스노우'가 아닌 '슈퍼엑스'. 설화 스노우보다 젊은 층을 공략한 슈퍼엑스는 지난해 3월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잭슨이 모델로 활동하며 국내 팬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설화 맥주 '슈퍼엑스'의 광고에는 그룹 '갓세븐'의 잭슨이 모델로 등장한다 [출처 화룬설화]

설화 맥주 '슈퍼엑스'의 광고에는 그룹 '갓세븐'의 잭슨이 모델로 등장한다 [출처 화룬설화]

 
화룬설화 제품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현원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용 슈퍼엑스는 알코올 도수 3.8%로 출시된다.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판매되는 가정용 제품은 500㎖ 캔으로, 음식점 등에 납품되는 업소용 제품은 330㎖, 500㎖ 병으로 나온다.  
 
슈퍼엑스는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출시된 만큼 초저가로 유통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지 대형마트에서도 500㎖ 캔이 6.99위안(약 1183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화룬설화가 국내 시장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상반기, 한 주류 수입업체가 화룬설화의 대표 맥주인 설화 스노우 수입을 추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와 이름이 겹쳐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자, '짝퉁 설화수'가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슷한 이름인 '설화'의 상표권도 등록해놨다. 상표권 지정상품 가운데는 화장품 외에 맥주, 탄산수, 과실주스 등도 포함돼 있다.  
배우 송혜교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출처 아모레퍼시픽]

배우 송혜교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출처 아모레퍼시픽]

 
당시 설화 스노우의 국내 출시를 추진하던 수입업체는 영어 발음인 '스노우', 중국어 발음인 '쉐화' 등의 이름으로 제품을 선보이려 했지만 화룬설화 측이 "설화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면 절대 수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 출시가 무산됐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화룬설화가 아모레퍼시픽에 상표권 지정상품 중 '맥주'에 대한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상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해서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상표등록에 대해 취소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화룬 설화의 대표 맥주인 설화 스노우 [출처 화룬설화]

화룬 설화의 대표 맥주인 설화 스노우 [출처 화룬설화]

 
만약 화룬설화가 승리할 경우, 국내에서도 설화 스노우가 출시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설화 스노우는 슈퍼엑스와 달리 현지 대형마트에서 320㎖ 병 제품이 3위안(약 507원) 이하로 판매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
 
과연 설화 스노우가 제 이름 그대로 국내에 상륙해 '가성비 맥주'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까? 법원의 판단이 궁금해진다.  
 
차이나랩 김경미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