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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北, 웜비어 석방 조건으로 병원비 200만불 청구…美 서명"

중앙일보 2019.04.26 12:34
지난해 3월 공개된 생전 오토 웜비어의 재판 모습.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3월 공개된 생전 오토 웜비어의 재판 모습.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17년 혼수상태였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조건으로 병원 치료비 명목의 200만 달러(약 23억원)의 청구서를 미국 측에 제시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베이징 소식통과 당시 상황에 대해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 특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침을 받고 병원비 지급 합의서에 서명을 해줬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북한은 웜비어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미 당국자가 돈을 지불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이러한 청구서를 발행했다.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조셉 윤 당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측의 청구서 요구에 대해 전달했고,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WP는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그들의 특사에게 200만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인질 석방 때마다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며 소식통의 말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몸값 지불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당시 관계자들은 WP에 이 청구서가 재무부로 보내졌고,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그 이후 이 돈을 지불했는지 또는 이 문제가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거론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WP는 백악관과 당시 웜비어 석방에 관여했던 조셉 윤 전 특별대표, 틸러슨 전 국무장관 등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모두 반응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특별대표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웜비어를 되찾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라'였다며 "당시 틸러슨 국무장관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긴밀히 협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WP보도에 대해서는 "외교적 교류와 협상에 관한 것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WP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자신이 머물던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징역과 함께 중노동에 처하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억류됐다.  

 
윤 전 특별대표는 2017년 6월 12일 의료진 두 명과 함께 북한을 찾아 웜비어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튿날인 13일 풀려나 웜비어는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귀국 엿새 만에 사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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