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의 소중함 깨달아"… 의원직 지킨 '한 표차 당선' 청양군의원

중앙일보 2019.04.25 05:00
당선(청양군선관위)→낙선(충남도선관위)→당선(대전고법)→당선(대법원). 충남 청양군의회 김종관(57) 의원이 10개월간 겪은 우여곡절이다. 지난해 치러진 6·13지방선거 때 ‘한 표차 당선’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김 의원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13일 지방선거 때 논란이 됐던 충남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용지. 당시 한표차로 군의원의 당락이 엇갈렸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13일 지방선거 때 논란이 됐던 충남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용지. 당시 한표차로 군의원의 당락이 엇갈렸다. [연합뉴스]

 

대법원, '당선 무효결정 무효' 충남선관위 상고 기각
김종관 청양군의원, 당선→낙선→당선 천당과 지옥
김 의원 "선관위 무소속 후보에게 불이익줬다" 주장

대법원은 지난 5일 청양군의원 선거와 관련해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의원을 상대로 낸 ‘당선 무효결정 무효 확인 소송’과 관련해 ‘심리 불속행 기각(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을 결정했다.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상고 이유 등을 살펴본 대법원은 “상고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고 각하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10개월가량 이어진 소송이 끝이 났고 김 의원은 최종 당선자로 결정됐다.
 
6·13지방선거 때 3명의 군의원을 선출하는 청양군의원 가선거구에서는 무소속 김종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임상기(58) 후보가 각각 1398표를 얻어 공동 3위가 됐다.
 
다섯 차례의 재검표에서 임 후보가 얻은 1표가 추가로 무효표 처리되면서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의원을 당선자로 확정했다, 개표 과정에서 임 후보 기표란과 다른 후보(민주당 이용남) 기표란에 인주가 찍힌 투표지가 무효처리가 되면서 당락이 엇갈렸다.
김종관 청양군의원이 대법원 최종 판결 이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관 청양군의원이 대법원 최종 판결 이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임 후보는 “기호 2번인 내 이름에 정확하게 날인됐다”며 “다른 후보의 칸에 약간 더럽혀진 자국이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공지한 유효사례와 똑같아 무효처리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청양군선관위는 “해당 무효표가 인육에 의해 더럽혀진 게 아니라 잘못 표기된 것으로 무효가 맞다”고 반박했다.
 
이에 불복한 임 후보는 상급기관인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당선 무효소청’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 11일 열린 소청심사에서 충남선관위 선관위원 8명은 전원 일치로 무효표로 결정했던 1표를 임 후보의 득표로 인정했다.
 
충남선관위 결정으로 임 후보가 1표를 추가로 얻게 되면서 두 사람은 동표(1398표)가 됐다. 운명의 장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공직선거법(제190조)에 따르면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가 당선된다는 원칙에 따라 한 살이 많은 임 후보가 새로운 당선자가 됐다.
지난해 7월 11일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지 검증과정을 김종관 의원(왼쪽)과 임상기 후보(오른쪽)가 지켜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7월 11일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지 검증과정을 김종관 의원(왼쪽)과 임상기 후보(오른쪽)가 지켜보고 있다. [중앙포토]

 
이번에는 김 의원이 반발했다. 그는 “충남선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상급법원(대전고법)에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당시 김 의원은 “정당(민주당) 차원이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개월 뒤인 지난 1월 16일 대전고법은 김 의원이 충남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당선 무효결정 무효 확인 소송’에서 충남선관위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당선자가 또다시 뒤바뀐 것이다.
 
고법의 판결에 불복한 충남선관위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결국 김 의원의 당선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소송에서 패한 건 충남선관위지만 소송과정에 들어간 비용은 선거비용을 지원했던 청양군이 부담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제277조) 때문이다.
 
김종관 의원은 “공정해야 하는 선관위가 투표용지 유·무효 판단에서 정당 후보자에게는 관대하고 무소속에는 불이익을 주는 처사를 서슴지 않았다”며 “선관위원의 사전 교육 부족과 수준 미달로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11일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지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7월 11일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청양군의원 가선거구 투표지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한 표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며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청양=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