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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개발자들의 축제…‘판교판 우드스탁’에 2만 명 몰렸다

중앙일보 2019.04.25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유문원 엔씨소프트 게임 인공지능 연구원의 발표를 듣는 참관객들. [김정민 기자]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유문원 엔씨소프트 게임 인공지능 연구원의 발표를 듣는 참관객들. [김정민 기자]

24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넥슨코리아 본사. 본사 지하 1층부터 2층, 옆 건물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GBⅠ타워의 5개의 강연장 중 어느 곳을 들어가도 출입문까지 사람이 가득했다. 서서 듣는 사람과 계단에 앉은 사람까지 빽빽한 밀도와 체온이 모여 만든 열기가 노량진 고시학원만큼 뜨거웠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첫 강연이 시작됐다. 윤석주 넥슨 프로그래머의 ‘신입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는 법’ 발표다. 특히 취업 준비생이 많아 보였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3일간 열려
게임·프로그래밍 등 강연만 105개
취준생 등 청년들로 강의실 만석
구직·채용 정보교류의 장 역할도

“학원 광고 말고는 넥슨 채용 관련 업계 정보가 없더라”는 말로 시작된 강연은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국내의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 카카오 공채 코딩 테스트, 해외의 코딜리티(Codility), 리트코드(LeetCode) 등의 사이트에서 연습해보고 오라”는 실용적인 조언으로 이어졌다.
 
강연이 끝나자, 실시간 모바일 질문 접수를 통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한번 떨어진 지원자가 다시 지원하면 평가 기준이 따로 있냐’ ‘코딩 스타일 가이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 등이 올라왔다.
 
이 강연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의 일부다. 2007년 시작돼 올해로 13회째인 NDC에는 매년 2만 명 이상이 몰린다. 그전까지는 넥슨 사내 개발자를 위해 열리던 것이 2010년부터 외부로 개방됐다. 올해는 24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판교의 넥슨 본사 일대에서 열린다. NDC는 정보기술(IT)업계에선 개발자판 ‘우드스탁 페스티벌’로 여겨진다. 우드스탁은 196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록 콘서트다.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뮤지션과 수십만 관객이 모여 3일 동안 이어졌다. 종합예술의 장이었던 우드스탁처럼 NDC에선 게임 뿐 아니라 프로그래밍, 게임중독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강연 105개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업계 트렌드는 물론 스타 개발자들의 경험담 등이 공유된다.
 
퓨전밴드 ‘두번째 달’이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의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모습. [김정민 기자]

퓨전밴드 ‘두번째 달’이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의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모습. [김정민 기자]

NDC의 주최자는 넥슨이지만, 강연자에는 제한이 없다.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 EA코리아 등 경쟁 게임사는 물론 프리랜서와 교수 등 116명이 NDC 강단에 선다. 개발자부터 학생까지 참관을 원하는 이들에게 지난 8일부터 5일간 홈페이지에서 참관 신청을 받았다. 모든 강연은 무료다. 참관 신청을 놓쳤더라도 6~7월쯤 ‘NDC 리플레이’ 사이트에서 발표 영상을 볼 수 있다. 김정욱 넥슨 부사장은 “NDC는 지식 공유를 통한 넥슨판 사회 공헌인 셈”이라고 말했다. 주최자인 넥슨은 NDC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다. 30명 넘는 직원이 여섯 달 동안 NDC 준비에만 매달린다.
 
취준생 뿐 아니라 현직 개발자들에게도 NDC는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오후 2시가 조금 지나 진행된 유문원 엔씨소프트 게임 인공지능(AI) 연구원의 ‘인공지능으로 고퀄리티 모션 만들기’ 강연엔 일선 개발자 100여 명이 참여했다. 유 연구원은 “배우가 마커 달린 까만 쫄쫄이를 입고 연기한 걸 3D(차원)로 만드는 ‘모션 캡쳐’는 적게는 하루, 많게는 3일을 투자해야 10초 분량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그는 “배우에게 벽을 만 번씩 오르게 할 순 없으니, 데이터 한 장으로 버전 1만 개를 만들어 AI에 학습시켰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 기술로 ‘무너지는 성벽을 따라 움직이는 게임 캐릭터’ 등이 수월하게 만들어진다.
 
이직이 잦은 IT 개발자들에게 NDC는 구직과 채용을 위한 정보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NDC에 오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명함을 꼭 챙겨오는 이유다. 또 일부러 시간을 쪼개 강연자로 나서는 프리랜서들에겐 NDC가 자신의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오상운 넥슨 사무국장은 “앞으로도 NDC를 IT업계 최고의 사회 공헌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판교=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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