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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하노이 쇼크' 문책…통전부장 김영철 결국 잘렸다

중앙일보 2019.04.24 19:08
북한이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에서 장금철로 교체했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24일 밝혔다. 정보위 관계자는 “오늘(24일) 국정원 간부들과 간담회가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국정원 측으로부터 통전부장이 교체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데 따른 책임을 물은 조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남 업무과 대미 협상 업무가 확실하게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대남 업무와 대미 협상을 함께 진행해 왔던 통전부가 앞으로는 대남 업무만 챙기고 대미 협상은 외무성으로 넘기겠다는 인사”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 ‘올인’하다시피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결렬시켰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이 열차로 귀환하는 길에 “이런 열차 여행을 또 해야 하겠나”라고 불쾌해했다고 한다. 당시 북한 내부에서의 김 위원장 이미지가 훼손됐으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인사의 배경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수령의 결정에는 오류가 없다’는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주민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며 “사전에 대대적으로 회담 개최 사실을 선전했는데 회담이 결렬되면서 ‘수령의 무오류성’에 타격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하노이 회담 이후 내부적으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의 자아비판을 했지만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철직(해임) 등의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이달 들어 열렸던 당 전원회의(10일)와 최고인민회의(12일, 정기국회격)에서 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김 위원장과 국가기관 간부들의 기념 촬영에도 김영철이 참석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조선중앙TV가 방러 일정에 돌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4일 새벽 출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전송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의 모습으로, 오른쪽부터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수용,박태성,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등.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방러 일정에 돌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4일 새벽 출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전송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의 모습으로, 오른쪽부터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수용,박태성,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등. [연합뉴스]

하지만 24일 김 위원장이 북ㆍ러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북한(함흥역 추정)을 출발하는 자리에서 김영철이 모습을 감추면서 의문을 낳았다. 김영철은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의 해외 여행길에 빠지지 않고 수행해 왔던 만큼 이날 환송 인사에서 빠진 것을 놓고 일각에선 신변이상설이 나왔다. 하노이 회담을 전면에서 총괄했던 김영철은 모습을 감췄고, 당시 밀려났던 것으로 평가받았던 최선희 부상은 제1부상으로 승진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행 열차에 오르며 엇갈린 운명을 보여준 셈이다. 통전부장이 교체됨에 따라 북·미 협상에 관여했던 김성혜 통전부 실장과 김혁철 국무위 특별대표도 문책성 인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정보 당국은 지난 10일 열린 당 전원회의 때 장금철이라는 인물이 부장에 임명됐다고 발표된 이후 집중추적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확인 결과 김영철은 당 부위원장 자리를 유지하면서도 통전부장에선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책임은 물었지만 실각은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은 10일 전원회의 이후 장금철을 당중앙위원회 위원 겸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엔 구체적인 부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에 대해선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 50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전부에 속해 있으면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의 간부 타이틀을 달고 남북 민간교류에도 관여했다.  
 
 정용수ㆍ백민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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