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IS

트럼프 “IS 박멸” 자랑했는데 더 극렬해진 테러 ‘IS 3.0’ 진화

중앙일보 2019.04.24 15:20
“이슬람국가(IS)가 영토를 잃고 지도상에서 사실상 소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IS 폭정(暴政)을 종식했다며 이렇게 승리를 자축했다. 자신이 취임하기 전과 후의 IS 점령지가 표시된 지도를 취재진에 펼쳐 보이면서다. 당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IS 칼리프국이 100% 제거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 점령지가 표시된 지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 점령지가 표시된 지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승리 선언했는데 여전히 ‘맹위’ 
 
그러나 한 달 만인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부활절 참사’의 배후 세력으로 IS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IS가 테러에 직접 가담을 한 것인지 스리랑카 내 이슬람 단체에 공격을 지시했는지는 아직 명확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워싱턴 소재 사설정보업체 'SITE 정보그룹' 테러분석가 리타 카츠가 23일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와 관련해 "IS 연계 온라인 그룹이 IS 연계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스리랑카 특공대 형제들'이라고 주장하는 장면들을 유포했다"며 동영상 캡쳐로 보이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뉴시스]

워싱턴 소재 사설정보업체 'SITE 정보그룹' 테러분석가 리타 카츠가 23일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와 관련해 "IS 연계 온라인 그룹이 IS 연계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스리랑카 특공대 형제들'이라고 주장하는 장면들을 유포했다"며 동영상 캡쳐로 보이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뉴시스]

미 해군 퇴역 장성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블룸버그통신 기고를 통해 공격이 “매우 정교하고 치명적”이라며 IS가 테러를 직접 모의했거나 유도했을 것으로 봤다. “자살폭탄 테러범과 즉석 폭발장치가 동원된 이번 테러는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내셔널 타우힛 자맛(NTJ)’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면서다. 당초 NTJ는 테러 주범으로 지목됐었다. 
 
그는 “이전까지 비교적 온건한, 불상파괴를 전문으로 해 온 NTJ가 전국적으로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춘 연쇄 폭격을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IS가 작전적 수준에서 테러에 가담했단 근거”라고 주장했다. 
 
결국 IS가 본거지에서 물리적 기반을 상실했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잔인한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전통적 활동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역습을 가하고 있다. 스리랑카 테러에 앞서 지난주 콩고에서는 ‘중앙아프리카의 IS’라고 주장하는 테러 조직이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군인과 민간인 등 3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기도 했다.
 
SNS로 추종자 흡수, IS 병사 귀환…테러리즘 3.0 시대  
IS의 테러가 각국에서 벌어지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것과 관련 ‘테러리즘 3.0 시대’에 접어들었단 분석도 나온다. 
 
스타브리디스는 “IS의 세계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분산되고 매우 치명적이며 재정적으로 능력이 있고 혁신적인 조직인 IS”라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이탈리아 붉은 여단, 독일 적군파 등 여러 곳에서 특정 집단이 제각각 테러를 일으켰던 때를 테러리즘 1.0 시대, 알카에다와 보코하람처럼 활동범위를 넓힌 집단이 출현한 때를 테러리즘 2.0 시대로 각각 정의했다. 
 
국지전이 된 IS 테러는 소셜미디어(SNS)의 발달, IS 전사의 귀환, 인종-종교 간 분쟁 갈등 심화라는 현상이 합쳐진 결과이기도 하다. IS는 영토 상실을 만회하려는 목적으로 SNS를 적극 활용해 사이버 세계에서 수많은 추종자를 빨아들였다. 스타브리디스는 “IS가 인터넷 기반 조직으로 변모해 고도로 정교한 공격을 계속하고 전 세계에 세포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된 메시지 앱 등 SNS를 통해 요원들을 과격하게 만들고 공격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줬고, 그 결과 브뤼셀, 파리, 런던, 텍사스, 올랜도까지 테러 물결이 강타했다”는 것이다.   
이슬람국가(IS)는 자체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IS의 전사들이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 구성 국가의 시민들과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테러 가담자 7명과 주동자 자흐란 하슈미가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라며 공개한 동영상.[AF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는 자체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IS의 전사들이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 구성 국가의 시민들과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테러 가담자 7명과 주동자 자흐란 하슈미가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라며 공개한 동영상.[AFP=연합뉴스]

IS에 가담했던 병사들의 귀환 행렬도 이들이 건재하도록 돕는 요소다. 포린폴리시는 “IS는 영토를 뺏겼지만 군사적 노하우, 흩어진 경험 많은 전투원을 보유하며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합류했던 수천 명의 외국 전투원이 귀국을 시도하고 있거나 이미 귀환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엔 32명의 스리랑카인도 포함됐는데 일부가 테러리스트를 훈련해 이번 테러를 주도했을 수 있단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IS에 가담했던 스리랑카 남성들이 폭탄 제조와 공격 조정방법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각국의 혼란한 내전을 틈타서도 각종 극단주의 조직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IS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선 대테러전의 지구화, 민관 협력 강화 등의 대책을 주문한다. 스타브리디스는 미국이 중국, 러시아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테러 전쟁을 국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사, 국경없는의사회 등 비정부 기구(NGO)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테러 집단에 가담하는 원인이 가난과 질병에 일부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스타브리디스는 “테러 3.0은 인터넷의 가속력에 의해 강화되며 세계적인 암처럼 계속 확산할 것”이라며 “IS를 결국 정복하기 위해선 고전적인 하드파워 해결책뿐 아니라 21세기 다른 수단과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리랑카에선 최악의 테러로 현재까지 360명 가량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폭발 의심 물품이 발견되는 등 긴장감이 여전하다. 24일(현지시간) 콜롬보의 사보이 극장 인근에서 폭발물 장착이 의심되는 오토바이가 발견돼 주변을 통제하고 경찰이 폭발작업을 수행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