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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도소에 조현병 400명…“집단생활 중 구타당하거나 증세 악화”

중앙일보 2019.04.24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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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2개 교정시설이 정신질환자 관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2012년 2607명이던 정신질환 수용자는 2018년 4148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늘고 있다. 전체 재소자 5만4000명의 7.7%다.
 

중증 수감자 수용할 독방 부족
복지부 “우리 관할 아니다” 방치

수사기관에서 추산하는 정신질환 범죄자 규모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흉악 범죄(살인·강도·방화·성폭력)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는 2014년 731명에서 2017년 937명으로 늘었다.
 
교도소 내에서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는 조현병을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300~4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교도소 벽에 오물을 던지거나 다른 재소자에게 욕설을 하기도 한다. 유승만 법무부 교정정책단장은 “교도소 내에 정신질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보니 그 쪽에 집중하게 되고, 일반 재소자 관리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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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기준으로 교정시설 수용 인원은 5만4000여 명으로 정원(4만7000여 명)을 초과한 상태다. 특히 인천(134.6%), 서울(130.9%), 부산(130.4%)이 심각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되도록 독방에서 생활하게 하지만 수용률이 높은 교도소는 이게 불가능하다”며 “집단생활을 하다 구타를 당하거나 증세가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형 집행법에 따라 형이 확정된 기결수 중에서 정신질환으로 증세가 심해지면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아 공주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으로 이송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할 의사가 없다 보니 교도소에서 이송 요청을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이다. 국립법무병원은 병상을 현재 1200개에서 2022년 1600개로 늘리지만 정신과 전문의가 없어 재소자(환자)를 추가로 받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민간 정신병원에서도 유사하게 일어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병원에서 의사 1명이 환자 60명을 볼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며 “환자들이 강제입원하면 트라우마까지 생길 정도”라고 전했다.
 
정신질환자 관리 책임은 보건복지부에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재소자는 자신들 영역이 아니라며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 한다.  
 
정신질환 재소자 40명을 수용한 국립부곡병원에도 간호사·간호조무사·행정직 등을 국립법무병원에서 파견했다. 선진국은 정신질환 재소자를 보건당국이 관리한다. 그래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 두 부처는 환자 정보도 공유하지 않는다.
 
김민상·이은지·남궁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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