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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에 1.6조 지원…“매각 무산 땐 채권단 임의 매도”

중앙일보 2019.04.24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홍남기 부총리(가운데)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에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가운데)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에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1]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에 새 주인 찾기를 목표로 매각을 추진한다. 만일 매각 절차가 순조롭지 못하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필요한 경우 매각의 주도권을 금호 측이 아닌 채권단이 쥐겠다는 얘기다.
 

채권단, 박삼구 요청액의 3배 지원
“유동성 문제 없다” 시장에 시그널
이르면 내주 재무구조개선 MOU
2조원대 매각, 연내 마무리 가능성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산은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인수합병(M&A) 동의를 포함한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해 자금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폐쇄 등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올해 안에 계약 체결을 목표로 M&A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의 지원 결정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긴급 지원을 요청한 지 한 달여만이다. 지원금액은 박 전 회장의 요청(5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이 많아졌다. 시장에 “유동성을 걱정할 필요 없다”는 확실한 신호를 줌으로써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율 33.5%)이 이르면 이번 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2개월가량 실사를 통해 본격적인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의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2조원 안팎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9일 50년 만기 채권(영구채) 4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이 채권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나눠서 인수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추가로 1000억원어치의 영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영구채는 내년 4월 이후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산은이 공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기업금융부문)은 “1차 매각이 무산되면 구주 중 일부만 팔거나 구주 매각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하는 것을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마이너스 통장처럼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한도대출을 8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또 항공기 리스 등에 대해 최대 3000억원의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주 금호 측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다시 맺는다. 최 부행장은 “지원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매각 절차 진행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전제로 금호고속에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박 전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지분(45.3%)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진다”며 “금호고속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아시아나 매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을 갚은 뒤 산은은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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