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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9시간 무응답 스마트워치, 윤지오 버튼 잘못 눌렀다"

중앙일보 2019.04.23 12:00
고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 접대 강요 사건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 씨. [연합뉴스]

고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 접대 강요 사건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 씨.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경찰의 허술한 증인 신변 보호를 비판한 배우 윤지오(32)씨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는 정상이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스마트워치의 긴급 SOS 호출버튼을 짧게 누르는 등 제대로 작동을 못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씨는 출입문 고장 등을 근거로 신변 위협을 주장했는데 범죄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국민청원에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하지 않아 신고 후 9시간 39분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무책임한 경찰”이라고도 썼다.     
[자료 경찰청]

[자료 경찰청]

 
1.5초 이상 누르지 않아 작동 안해  
경찰은 청원 이후 윤씨의 스마트워치가 112신고를 하지 못한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윤씨는 긴급 버튼을 3차례나 눌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개발사와 제조업체의 로그 값을 분석한 결과, 처음 두 번째는 윤씨가 짧게 누른 점을 확인했다. 해당 버튼은 오작동을 방지하려 1.5초 이상 눌러야 112상황실로 연결된다. 1.5초 미만으로 눌러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윤씨가 1.5초 이상 눌렀다. 3월 30일 오전 5시 54분 47초 208 때 스마트워치가 긴급호출 모드로 전환이 이뤄졌다. 하지만 거의 동시인 오전 5시 54분 47초 402 때 ‘전원버튼’에도 압력이 가해져 112신고가 곧바로 취소됐다. 긴급호출 버튼-전원 버튼은 서로 반대 방향에 달려 있다. 
윤지오씨가 지난달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지오씨가 지난달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용법 안다"던 윤씨 제대로 못 쓴 듯 
경찰은 윤씨에게 지난달 14일 스마트워치를 건넸다. 담당 경찰관이 윤씨에게 “1.5초 이상 눌러야 112신고가 이뤄진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윤씨는 해당 경찰관에게 “사용법을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씨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검찰에서 스마트워치를 받아 착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윤씨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할 때도 마찬가지로 스마트워치 사용법을 다시 한번 알려줬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청원 글을 올리기 전에)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 작동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워치를 작동할 때 담당 경찰관에게 문자메시지도 전송되는데 경찰은 이 윤씨 스마트워치에서 온 메시지는 나중에 확인했다. 스마트워치 기능은 112신고→신속한 조치가 핵심이다. 문자메시지는 신변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에게 기록상의 의미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지오씨 임시숙소 화장실 환풍구. 비좁아 사람이 드나들기에는 불가능하다. [사진 경찰청]

윤지오씨 임시숙소 화장실 환풍구. 비좁아 사람이 드나들기에는 불가능하다. [사진 경찰청]

 
환풍구 좁아 사람 침입하지 못해 
윤씨는 지난달 스마트워치를 작동 시키 전 주변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근거로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벽면과 화장실 천장 쪽에서 기계음이 들린다고 했다. 관할 구청에서 소음을 측정해보니, 보일러와 화장실 환풍구를 작동할 때 미세한 소리와 진동이 감지됐다.
 
또 화장실 환풍구 끈이 끊어져 있다고도 했다. 임시숙소 운영사 측을 상대로 한 경찰의 확인결과, 환풍기 덮개 한쪽의 고정부위가 이미 윤씨 입실 전부터 끊어져 양면테이프로 붙여놨다고 한다. 테이프의 접착력이 약해지면서 자연히 환풍구 한쪽이 떨어진 것이다. 경찰은 환풍구가 좁아 사람이 침입하기에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틀 액체는 유압식 개폐 장치에서 나와 
윤씨는 또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작스레 고장 나고, 오일로 보이는 액체 형태가 문틀 위에서 흘러내린 흔적도 발견된다고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임시숙소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잡히지 않았다. 임시숙소 시설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내부 도어락 고정나사가 누적된 충격에 헐거워져 고장이 났다고 한다. 외부인이 침입을 시도하려 출입문에 외력을 가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출입문의 액체는 문 상단의 유압식 개폐 장치에서 흘러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숙소와 식당 출입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이밖에 윤씨는 “문을 열 때 가스 냄새가 난다”라고도 했지만,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서울도시가스 점검 결과, 가스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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