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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찍어요' 공원관리원 '셀카'에 찍힌 고릴라

중앙일보 2019.04.23 10:47
 사람이 찍는 ‘셀카’(selfie)에 마치 함께 포즈를 취한 듯 나란히 두 발로 서있는 고릴라들. 배를 내민 채 정면을 응시한 이들 뒤로 유니폼을 입은 또 다른 사람도 보인다. 마치 직장 동료들과 휴식시간 단체사진을 찍은 듯한 이들 고릴라는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비룽가국립공원(Virunga National Park)에 살고 있는 암컷 은다카지와 은데제다.
 

민주콩고 국립공원의 암컷 고릴라들 화제
2007년 밀렵꾼에 어미 잃고 사람 손에 자라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비룽가국립공원 관리원 매튜 샤마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암컷 고릴라 은다카지와 은데제와 함께 '단체 셀카'를 찍은 듯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 페이스북]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비룽가국립공원 관리원 매튜 샤마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암컷 고릴라 은다카지와 은데제와 함께 '단체 셀카'를 찍은 듯한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 페이스북]

“직장에서 또 하루..”라는 소개와 함께 지난 18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주인공은 매튜 샤마부. 국립공원 관리원으로 일하는 그는 종종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왔지만 이번 사진은 페이스북·인스타에서 하루 만에 3만회 이상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가 됐다. 사진 속 고릴라들이 마치 카메라를 응시하는 듯 샤마부의 어깨 너머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미국 CNN 온라인판 등 주요 외신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비룽가국립공원 측도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이 고릴라 걸들은 항상 쾌할하다. 이 사진은 그들의 진짜 성격을 완벽히 포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들이 두 발로 서 있는 건 새삼스럽지 않은데, 대부분 영장류들은 짧은 순간 두발 기립하곤 한다”고 전했다. 
 
 
BBC 취재에 따르면 야생 마운틴고릴라였던 은다카지와 은데제는 지난 2007년 그들의 어미가 밀렵꾼에게 사살된 뒤 공원관리자 측에 의해 구조됐다. 발견 당시 각각 생후 2개월, 4개월이었다. 국립공원 측은 "이들은 자신들을 돌봐주는 관리인들을 부모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물심리학자들은 사진 속 포즈가 카메라를 인식했다기보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의 행동을 흉내내는 행위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진 속에서 빤히 앞을 보고 있는 고릴라들 모습은 세계적인 소송으로 비화된 ‘원숭이 셀카’를 연상시킨다. 2011년 영국인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촬영 중일 때 삼각대 위에 잠시 얹어둔 카메라에 검정짧은꼬리원숭이가 다가와 셔터를 누르면서 우연히 건진 사진들이다. “동물에게 저작권이 있는가”의 문제로 비화된 소송은 2017년 작가와 동물보호단체 간에 합의로 마무리됐다.  
 
2011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촬영된 ‘원숭이 셀카’. 사진의 주인공 검정짧은꼬리원숭이는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셀카를 찍는 도중 촬영된 장면.  [사진 위키피디아]

2011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촬영된 ‘원숭이 셀카’. 사진의 주인공 검정짧은꼬리원숭이는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셀카를 찍는 도중 촬영된 장면. [사진 위키피디아]

비룽가국립공원은 DR콩고의 북동부, 우간다와 르완다와의 국경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고릴라·침팬지 등 22종의 유인원·영장류 등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종의 보고(寶庫)다. 인간과 유전자가 90% 일치하는 마운틴고릴라가 1000여 마리 살고 있기도 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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