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썰전' 박형준 "게으른 보수, 보수를···한국당 매력 없다"

중앙일보 2019.04.23 06:00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의 '플랫폼 자유와 공화' 사무실에서 신간 『보수의 재구성』을 소개하고 있다. 임성빈 기자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의 '플랫폼 자유와 공화' 사무실에서 신간 『보수의 재구성』을 소개하고 있다. 임성빈 기자

 ‘썰전’의 논객으로 대중과 친숙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보수진영을 위한 지침서를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 교수는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연설문을 쓴 권기돈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장과 함께 『보수의 재구성』이란 책을 썼다. 
 
박 교수는 “보수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데서 나아가 대한민국의 가치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며 "한국 보수(保守)에 ‘보수(補修)’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수의 철학, 가치가 시대적 상황에 맞게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박 교수와 지난 19일 인터뷰를 가졌다. 
 
왜 ‘보수의 재구성’이 필요한가?
 현재 한국의 보수는 역사와 이론, 철학과 가치, 즉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엔 재건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보수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모호하다. 낮은 수준에선 개별 이슈에 대해, 높은 차원에서는 철학과 역사 인식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보수는 이슈 하나하나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공통된 철학과 역사 인식을 만드는 데에는 게을렀다. 이 책은 보수의 담론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는 시도다.
 
철학의 부재를 지적했는데, 현재의 자유한국당에게도 ‘보수(補修)’가 필요한가?
 한국당은 시험대 위에 올라가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높아지고 있는데, 바른미래당이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하면서 한국당으로 회귀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족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한국당은 과거의 관성으로 싸우는 것 외에는 전략이 없다. 지금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는 매력적인 모습이 아니다. 보수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①영·호남이 아닌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 표를 얻어야 하고 ②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개인화 시대에 태어나 민주화 시대에 자란 ‘자유의 세대’에게 호감을 얻어야 하며 ③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양쪽의 정치세력 사이에서 광범한 정치적 공간도 차지해야 한다.
[사진 JTBC '썰전']

[사진 JTBC '썰전']

 
 박 교수는 새로운 보수 철학으로 ‘자유공화주의’를 제시한다. 자유에 뿌리를 두면서도 완성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 교수는 지난 1일 정치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를 창립하기도 했다. 또한 유튜브 채널 '박형준의 생각 TV'도 방송 중이다.
 
중도ㆍ보수를 앞세운 바른미래당의 경우, 최근 당내 분열 조짐이 심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창조적 해체’를 하는 것이 맞다. 바른미래당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데는 당의 리더십이 대단히 게을러서라고 생각한다. 중도라는 것이 중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중도는 삼각형의 꼭짓점을 만들어야 한다. 좌우의 모든 사람이 꼭짓점으로 모이도록 길목을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치·비전·노선 등 ‘철학’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바른미래당은 이 철학을 모두 괄호 안에 넣어버렸다. 국민은 바른미래당에게 분명한 정체성을 묻는데, 그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한 적이 없으니 하나의 생각으로 모이지 못하고, 결국 정치적 이해관계만 남아 대립하는 양상이다.
 
책을 누가 읽었으면 좋겠나. 
 중요한 독자는 정치인, 그것도 보수 정치인이다. 자신이 몸담은 진영의 이념, 가치를 좀 각인하고 정치해야 하지 않겠나. 또 다른 독자는 2040이다. 이 세대는 자유·민주·공화를 내면화하면서도 보수를 기득권·꼰대·불공정 세력으로만 낙인찍고 있다. 이들이 제대로 된 보수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