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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양의 탈을 쓴 호랑이”…반려견 묻지마 폭행한 조현병 환자

중앙일보 2019.04.23 05:00
폭행 이미지. [연합뉴스]

폭행 이미지. [연합뉴스]

 
조현병을 앓던 50대가 흉기를 휘둘러 개를 학대하고 이를 제지하는 개 주인마저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지난 20일 춘천시 신북읍의 한 주택을 지나던 중 자신을 향해 짖는 개를 쇠 파이프로 때리고, 개 주인 A씨(63)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조현병 환자 박모(51)씨를 체포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일 오후 2시쯤 같은 마을에 사는 A씨의 집 마당에 묶여있던 개 2마리가 짖자 가지고 있던 쇠 파이프로 이들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 현장을 목격한 A씨가 이를 꾸짖자, 박씨는 흉기와 주변에 있던 돌을 집어 들어 A씨의 머리와 몸통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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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휴대전화로 범행을 촬영하자 박씨는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아 그대로 달아났다. 폭행을 당한 A씨와 그의 개 2마리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개를 때리지 말라고 항의하자 박씨는 ‘내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다’, ‘나는 양의 탈을 쓴 호랑이’라고 횡설수설하며 폭행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마크.[뉴스1]

경찰마크.[뉴스1]

 
박씨는 이튿날인 21일 낮 12시55분쯤 춘천시 신북읍의 한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려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관계자는 “검거 당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손님 3명과 시비가 붙어 식당 밖에서 흉기를 들고 대치하고 있었다”며 “박씨 주머니에는 60㎝ 길이 나무막대기와 돌멩이 5개, 계란 모양의 수석, 껌을 뜯어내는 스크래퍼 등 상대에 폭행을 가할 수 있는 물건이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개가 짖는 게 듣기 싫어서 때렸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박씨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아 온 것으로 파악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박씨는 렌트카에서 홀로 지내며 떠돌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 당시 박씨는 차에 옷과 생활용품을 잔뜩 넣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경찰관계자는 “박씨의 부모를 불러 조사한 결과 박씨가 과거 조현병 등 정신질환 치료를 했었고, 입원한 경험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다만 의무 기록을 확인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대신 병원 치료가 급하다고 판단, 21일 오후 박씨를 응급 입원시키고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춘천=박진호 기자,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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