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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 2만원 건넨 경찰이 한달뒤 겪은 일

중앙일보 2019.04.22 16:27
[사진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사진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삼각김밥을 훔쳐 경찰에 붙잡힌 취업준비생이 자신에게 2만원을 건네며 타이른 경찰관에게 돈을 갚겠다며 첫 월급을 타자마자 찾아온 사실이 전해졌다. 이 취업준비생은 “이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22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친 혐의로 A씨(28)가 신고됐다.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A씨는 닷새 전에도 이 편의점에서 조각 케이크 하나를 훔친 사실까지 밝혀져 절도죄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당시 취업 면접을 준비 중이던 A씨는 “생활고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를 하지 못해 배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가 훔친 조각 케이크와 삼각김밥의 가격은 총 4500원이었다.
 
A씨의 사연을 들은 강력2팀 이승동(37) 경사는 조사를 마친 뒤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A씨에게 건넸다.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17일 A씨가 경찰서를 찾아왔다. 그사이 취업해 첫 월급을 타게 된 A씨가 이 경사에게 돈을 갚겠다며 음료수까지 사 들고 나타난 것이다.
 
외근 때문에 밖에 있던 이 경사는 통화에서 ‘마음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A씨를 돌려보냈다.
 
이러한 내용은 집으로 돌아간 A씨가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에 이 경사에게 감사함을 나타내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는 글에서 “일주일 넘게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저는 그만 부끄러운 나쁜 범죄를 저질렀다. 담당 형사님께서 ‘아무리 힘들어도 범죄는 안 된다’는 깊은 뉘우침을 느끼게 해줬다”며 “취조가 끝나고 딱히 벌이가 없던 제게 (이 경사가)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거라며 2만원을 주셨고,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썼다.
 
A씨는 “(이 경사에게) 받은 2만원을 매일 보면서 정직하게 살 것이란 다짐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했으나,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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