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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의 대출 인생' 빚 부자 고위공직자는?

중앙일보 2019.04.22 11:33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1억1000만원 추가 대출을 받았다. 박 시장의 기존 채무(은행빚+사채)과 합하면 총 8억5514만원이다. 박 시장의 자산가액(토지·자동차·예금)은 총 1억1863만원. 빚이 자산의 7.2배다.
 

고위공직자의 채무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1.9%(46명)는 박 시장처럼 자산보다 빚이 많은 ‘적자’였다. 전체 고위직의 89%는 빚이 있으며 평균 액수는 2억8210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 팀 '탈탈'이 지난달 28일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통령·국회의원 등 정무직과 1급(또는 '가' 등급) 이상 고위공무원, 고위 법관, 고위 검사 등이 재산을 매년 공개하며, 이번 대상은 2394명이다.
'탈탈' 팀은 2017년부터 3년째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조사·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주식 실제 정보를 '공직자캐슬-공직자 재산 해부' 에서 볼 수 있다. (링크 연결되지 않을 시 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50 를 복사해서 붙이세요)

억대 연봉 빚 부자, 사연은 각각

자산 대비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순위로 줄 세워 봤다. 1위는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850%)이다. 자산은 예금 3006만원이고 빚(금융기관·개인)은 총 2억5556만원이다. 1년 전보다는 재산이 조금 늘었다. 예금은 118만원 늘고, 빚은 210만원 줄였다.
2위 박원순 시장은 토지담보대출 5000만원을 포함한 금융기관채무 4억4103만원, 사채 4억1311만원이 있다. 지난해 재산은 -7억3650만원으로 1년 새 1억661만원 감소했다. 
 
박 시장 측에 따르면 이번 추가 대출(1억1000만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 후보 경선 기탁금과 당비를 내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참여 시 5000만원의 특별당비를 내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은 매월 100만원의 직책당비를 낸다. 
 
박 시장의 서울시장 당선 직후(2011년) 재산 신고액은 -3억1056만원이었다. 재직할수록 빚이 늘고 있다. 채무 중 사채는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의 사업으로 인한 것이며 2015년 사업을 정리하며 채무가 증가했다. 강 씨는 지난해 카드 대출(롯데카드) 1223만8000원을 새로 받기도 했다.
 
전체 채무의 이자율을 연 5%로 계산하면 박 시장이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만 4000만원이 넘는다. 서울시 측은 “자세한 용처는 밝힐 수 없지만 이자를 지급하고 있으며, 원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7억8705만원 채무를 신고했다. 이 중 17억원이 배우자의 채무다. 2017년 인사청문회 당시 진 장관은 재산에 대해 “배우자의 사업 실패로 채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의 빚을 합산한 전체 재산은 -13억8697만원으로, 전체 고위공직자 중 가작 적다. 박원순 시장이 그다음이다. 지난해 재산 신고 때는 최수일 경북 울릉군수가 -25억3000만원으로 전체 꼴찌였으나, 최 군수가 2018년 낙선하며 진 장관이 '재산이 가장 적은 고위공직자'가 됐다. 
 
부채비율 1~3위 모두 연봉은 1억원 이상이다.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차관급 연봉(1억 2528만원)을 받으며 서울시장과 장관 연봉은 1억2900만원이다. 직급보조비와 급식비, 각종 수당 등은 별도로 지급된다.
 
광역(광역시·도)의원의 의정비는 이보다는 적다. 부산시의원은 연 5724만원, 경기도의원은 연 6312만원의 의정비(활동비+수당)를 지급받으며 업무추진비는 별도다.
 

'빚도 자산', 빚도 많고 재산도 많고

채무액 30억원이 넘는 공직자는 총 13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고가의 부동산이나 주식을 소유한 자산가였다. 빚을 제해도 재산이 많다는 얘기다. 
빚 액수 자체가 가장 많은 공직자는 168억5214만원의 채무를 신고한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다. 은행 빚 150억원과 건물 보증금 18억원 등이다. 하지만 박정어학원 주식 외에도 마포구에 335억원 빌딩을 보유했다.

 
2위 김수문 경상북도의원 역시 건물주다. 은행빚 72억원 등 채무가 87억원이지만 대구 동천동과 구암동에 빌딩 3건(총 145억원)을 보유했다. 
 
빚 액수 3위인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은 동일고무벨트 주식과 부산·양산 등지 부동산 등 총 1050억원 자산을 보유해, 빚(83억8685만원)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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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심서현 기자 kim.won@joongang.co.kr,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임해든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