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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밀착마크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대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밀착마크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대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난 화분이 두 개 있다. 하나는 2017년 추미애 대표 시절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됐을 때, 또 하나는 지난해 8월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또 한 번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때 받았다. 7선의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가 되고 처음으로 대통령의 난 화분을 받아봤다고 했는데, 3선의 김 의원은 조만간 세 번째 난을 배달받을 수도 있다. 5월 8일 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그를 18일 밀착마크했다.
 
사무실의 가장 높은 곳에는 2017년 5월 22일 문 대통령에게 받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위촉장이 놓여 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을 하면서 정권을 탈환하고, 국정기획의 핵심 관계자로 국정 과제를 설계한 건 제 정치 인생에 매우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임명장 같은 거 보관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 위촉장은 가장 잘 보이는데 두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친문 원내대표 후보’라는 계파 구도를 부인했지만, 그의 사무실 인테리어는 최소한 ‘친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무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난 화분이 두 개다. 흰색은 2017년 5월, 녹색은 2018년 8월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된 기념이다.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 위촉장은 가장 높은 곳에 전시돼 있다. 강대석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무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난 화분이 두 개다. 흰색은 2017년 5월, 녹색은 2018년 8월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된 기념이다. 국정기획자문위 부위원장 위촉장은 가장 높은 곳에 전시돼 있다. 강대석 기자

 
‘귀신 선거’라 불리는 어려운 선거다. 왜 나섰나.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국정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제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마했다. 
 
꼭 김태년이어야 하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직접 국정 과제를 설계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정책위의장을 하며 협상의 일선에 있었다.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예산안만 5번 정도 책임지고 통과시켰다. 당내에서 협상력이나 추진력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화자찬 아닌가. (웃음)
자화자찬하라는 인터뷰 아닌가요? (웃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오른쪽)이 18일 당 상생형지역일자리특위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김태년 의원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오른쪽)이 18일 당 상생형지역일자리특위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김태년 의원실]

지난 18일 오전 김 의원은 30~40분 단위로 일정 3개를 소화했다. 21개월 정책위의장 생활에 비하면 ‘거뜬한’ 일정이라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당내 요직을 다 ‘해먹는다’는 시선도 있다.
글쎄요, 전 헌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평가하는 분도 있겠다. 중요한 건 제가 일을 하나 맡아서 성과를 내고 그게 바탕이 되어 다음 일을 맡았다는 점이다. 자리를 탐해서 당직·국회직을 맡은 건 아니다.
 
김 의원은 걸음이 빠르고 보폭도 크다. 의원회관 4층에서 국회 도서관 앞까지 걸어가는데 5분도 채 안 걸렸다. 운동 삼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파워 워킹’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의원들과의 악수하는 속도도 빨랐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상현 전 민주당 상임고문 1주기 추모식에서는 원내대표 후보자들의 ‘악수 경쟁’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동삼아 '파워워킹'을 즐긴다. 18일 중앙일보 기자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 김태년 의원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동삼아 '파워워킹'을 즐긴다. 18일 중앙일보 기자와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 김태년 의원실]

경쟁자는 3선의 노웅래·이인영 의원이다. 세 의원 모두 17대 총선 때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서 이른바 ‘탄돌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선된 초선)로 분류됐다가, 4년 후 18대 총선에서 나란히 낙선했다. 김 의원(경기 성남시수정구)이 129표 차로 전국 최소 표차 낙선이었다. 이 의원(서울 구로구갑)은 926표 차, 노 의원(서울 마포구갑)은 1680표 차로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 끝에 19, 20대 총선에서 연승한 세 의원은 이제 원내사령탑을 놓고 경쟁한다.
 
이인영 의원이 뒤따라 출마했을 때 서운하지 않았나.
같은 전대협 1기 출신에 35년 지기인데 며칠은 그런 생각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 의원도 우리 당의 발전과 총선 승리,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출마하는 거니 즐거운 마음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삼수생’인 노웅래 의원에게는 뭐라고 말했나.
형님 동생 사이인데 경쟁하게 돼서 죄송하다고, 제가 잘 모시고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8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가 치러진다. 후보로 나선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8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가 치러진다. 후보로 나선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

김 의원은 당ㆍ정ㆍ청 삼각편대의 견고함을 중시한다. 그는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21개월 동안 100번 넘게 당정 회의를 했다. 그만큼 당ㆍ정ㆍ청이 한팀처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당이 주도권을 더 쥐고 청와대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려면 당ㆍ정ㆍ청이 한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논의는 치열하게 하되 결정이 되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집권세력이 당 따로, 청와대 따로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해하겠느냐”고 말했다.
 
이해찬-김태년 체제를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당 대표가 원내대표를 신뢰한다는 것은,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기반이 됐으면 됐지 흠결이 될 거라고 보지 않는다. 신뢰가 있으니까 쓴소리를 하더라도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거다. 또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관심사에 대한 감수성이 아주 높아야 한다. 나는 의원들과 소통하며 그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8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 취임 후 첫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낙연 총리,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뉴스1]

지난해 8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 취임 후 첫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낙연 총리,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뉴스1]

소위 ‘비문’표를 많이 받을 자신 있나.
제가 일하는 걸 본 사람들은 평가가 괜찮다. 일각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계파 구도로 보려고 하는데 그렇게 나누는 게 하나도 안 맞을 거다. 의원들의 선택 기준은 누가 이 정국을 잘 끌어갈 것이냐다.
 
의원들의 선택 기준은 내년 총선 공천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원내대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 1기 인사들이 당으로 복귀하는 것에도 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들의 당 복귀를 ‘친문 수혈’로 보는 시각이 많다.
원래 정치를 했던 당 사람들이 (청와대) 가서 공익근무하고 다시 복귀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걸 무슨 ‘친문 진격 앞으로’라고 보는 건 너무 과도한 거다. 우리 당은 다 친문이다. 주류·비주류란 말도 당무에 참여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거니 큰 의미 없다. 내가 술 잘 먹으면 주류인 거고, 못 먹으면 비주류인 거다(웃음).
 
조국 민정수석은 총선에 출마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출마했으면 좋겠다. 조 수석도 이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염원할 테니 스스로 더 잘 판단할 수 있을 거다. 이해찬 대표도 말했지만, 정치는 본인이 의지가 있어야 하는 거다.
 
2017년 11월20일 당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부터)과 우원식 원내대표,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금태섭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설치법 제정관련 당정청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조 수석이 새정부 출범이후 국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2017년 11월20일 당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부터)과 우원식 원내대표,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금태섭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수처설치법 제정관련 당정청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조 수석이 새정부 출범이후 국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전남 순천 출생인 김 의원은 1987년 경희대 수원 캠퍼스 총학생회장으로 6월 민주 항쟁 등에 투신했고, 졸업 후에는 대학과 가까운 성남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했다. 현실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2002년 대선 때다.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참여운동본부에서 성남공동본부장을 맡은 게 인연이 됐다. 유시민과 함께 개혁국민정당을 만들어 노무현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했다. 개혁국민정당이 새천년민주당 탈당파와 함께 만든 게 열린우리당이고, 김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성남 수정구에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핵심 친노’ 이해찬·유시민과 가까울 수밖에 없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답하기 참 어려운데…. 유 이사장 본인은 안 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가 높은 분들이 다 출마를 해서 후보군을 두텁게 하는 게 좋다. 우리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저는 유 이사장의 출마에 좀 더 여지를 두고 싶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월 29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5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월 29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5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대표가 240석 발언까지 해서 논란이 됐는데.
원외 위원장들에게는 최고의 격려와 덕담이 “다 당선돼서 돌아오라”는 거 아닌가. 개그콘서트식 격려인데 일부 언론에서 다큐로 쓴 것 같다. 우리 정치가 너무 살벌해진 것 같다. 실제로 지지율이나 지역적 토대를 봤을 때 3년 전보다 훨씬 더 나은 조건에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될 거다.
 
김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의 첫 번째 과제로 4월 말쯤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올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꼽았다. 선거제 개편안 처리에 대해선 “패스트트랙에 못 태우면 못 태우는 대로 현실 속에서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려면 문 대통령이 야당을 더 자주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늘 경청하고 소통하는 분이다. 대화하자고 했는데 야당이 매번 걷어찼다”고 지적했다.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는 “협상은 협상답게 해야 한다. 상대가 받을 수 없는 안을 잔뜩 요구해놓고 안 받아준다고 떼써 버리면 국회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사전경고 비슷한 말을 던졌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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