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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수포자' 구해주는 대안 수학교과서 '눈길'

'수포자' 구해주는 대안 수학교과서 '눈길'

중앙일보 2019.04.19 11:14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수학이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중·고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보면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0%대로 가장 높다. 중·고교생 중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모든 과목 중에 가장 많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또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와 교육단체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수학교사모임과민간교육단체(사교육걱정없는세상)가 협력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참여’와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한 대안 수학 교과서 '수학의 발견'을 출간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중2 대상 교재를 출간해 일선 현장에 선보였다. 
 
올해 강원도교육청은 도내 희망하는 학교의 중1, 2학생들 40%(약 1만 명)에게 이 책을 무상 보급해 수업시간에 활용하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이책이 기존 수학 교과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음은 ‘수학의 발견’을 연구·개발한 서울 영림중 이경은 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안교과서 연구개발팀)와의 일문일답.
 
수학의 발견

수학의 발견

-기존 수학 교과서와의 차이점이 뭔가.
“기존 교과서는 교사 중심이다. 설명식 수업에 적합하다. 공식을 암기한 후 교사가 예제로 풀이를 보여 주고 유제로 따라 풀게 한다. ‘수학의 발견’은 학생 중심 수업에 적합하다. 학생 스스로 수학 개념을 찾아가도록 하기 위해 개념을 탐구할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한다. 학생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늘렸다. 자신이 생각한 답을 다른 친구와 비교하고 토론하면서 수학적 사고를 하게 된다.”
 
-이상적인 목표라 현실적인 상황에 적합할지 의문이 든다.
“집필진이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쳐 온 교사다. 누구보다 현실을 잘 알고 있다. 1·2학년 교재를 개발하는데 38명의 중·고 교사 집필진이 참여했다. 31개 실험학교 교사가 2800여 명의 학생에게 수업하며 보완했다. 실험하면서 학생이 수학 수업에 호감을 가지고 열심히 할 것이라는 전제를 버리게 됐다. 수학에 관심 없는 평범한 보통 학생이 자연스럽게 수학 수업에 참여하도록 과제를 만들고, 수업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소극적인 학생들을 움직이도록 하는 과제는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덤벼볼 만한’ 과제여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실험학교에서 기존 수업보다 가장 의미가 컸던 변화가 있나.  
“학생 참여 수업이 이전과 달라졌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참여와 과정 중심평가를 강조했지만, 실제 수학 교과서는 아직 이런 평가에 적합하게 변화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수업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모둠에서 과제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선생님에게만 의지하는 학생,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떠드는 학생들이 실험학교에서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불완전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개념에 접근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이론을 이야기하며 교실이 시끌벅적해졌다.”
 
-이런 방식이 수포자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나.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자신을 수포자로 여겼던 학생도 자기만의 생각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 점수만 확인하면 끝났던 주입식 교과서와 달리 강력한 학습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 수포자 정의도 사람마다 다른데, 우리는 ‘수학을 싫어하고 수학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은 학생’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수포자들도 수업에 참여하게 한 것이 핵심이다. 수포자의 치명적인 상처는 ‘네 생각이 항상 틀렸다’는 피드백을 수년간 받아왔다는 거다. 그러나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는 자기 생각을 말하게 되기 때문에, 수업에 들어오는 효과가 있었고 수학을 하는 힘이 생긴다. 이렇게 생각해서 개념을 이해한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 스스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기존의 초등 사고력 수학이나, 스토리텔링 수학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교재 전체 구성이 학교 교육 과정 성취 기준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실제 교과서로 쓸 수 있는 검·인정은 받지 않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검·인정 요건 중 하나로 스토리텔링 요소를 필수로 추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정지시를 받고 고민하다가, 여러 가지 단점을 고려해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개인이 학교 수업과 병행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중1은 자유 학년제가 실시 중이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고 수업의 양도 많지 않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계획을 세워서 팀으로 공부해 볼 것을 권한다. 기존 교과서와 달리 깊이 있게 개념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학교 진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게 잡는 것이 좋다. 서로 분량을 정해서 일단 혼자 풀어보고, 함께 모여서 서로 푼 내용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보라. 협력활동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지만, 해설서에 친구들의 예시답안을 샘플로 자세하게 보충했으므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독학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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