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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 원인 특고압 전선서 발생한 '아크 불티' 때문

중앙일보 2019.04.18 21:41
지난 4일 고성 산불의 발화지점으로 확인된 토성면 도로변의 한 전신주. [중앙포토]

지난 4일 고성 산불의 발화지점으로 확인된 토성면 도로변의 한 전신주. [중앙포토]

 
축구장 1000여개 규모인 700㏊의 산림과 삶의 터전을 앗아간 강원 고성·속초 산불 원인이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강원지방경찰청은 고성·속초 산불 원인과 관련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특고압 전선과 개폐기를 연결하는 리드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전신주와 접촉, 그때 발생한 아크 불티가 마른 낙엽과 풀 등에 붙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8일 밝혔다. ‘아크’는 전기적 방전 때문에 전선에 불꽃이나 스파크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찰 “한전 관리상 과실 유무 수사”
한전 “경찰 수사 성실히 응할 것”

 
국과수는 또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간 원인은 바람에 의한 진동 등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해당 부위에 굽혀지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고성·속초 산불 원인이 특고압 전선의 ‘아크 불티’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전신주 설치와 관리상 책임이 있는 한국전력의 책임론이 불거지게 됐다. 
지난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전신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한 식당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전신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한 식당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실은 “한전이 지난 3∼4일 발화 추정 개폐기가 위치한 구간을 육안 점검한 후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며 “점검 종료 후 1시간 20분 만인 4일 오후 7시17분 개폐기에서 불이 나 대형 산불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번 국과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전신주 설치 및 관리상의 과실 유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특고압 전선과 리드선을 연결하는 커버가 파손되거나 그을린 흔적은 없었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에서 오랜 기간 진동에 의한 피로 누적으로 리드선이 끊어졌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왜 해당 리드선만 떨어졌는지, 규격에 맞는 부품을 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국과수 감정 결과와 관련해 “향후 경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예정이며, 이른 시일 내에 지원방안 등에 대한 한전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한전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해당 전신주 관련 작업일지를 확보, 고장 이력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속초까지 번졌다. 지난 5일 오전 속초 장사동 인근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속초까지 번졌다. 지난 5일 오전 속초 장사동 인근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고성 속초 양양 인제 등 4개 시군 번영회로 구성된 ‘설악권번영회 상생발전협의회’는 지난 16일 산불 발화지점인 고성군 토성면 한 주유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이 설치한 개폐기의 전선 스파크가 화재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한전은 산불 원인 제공자임을 인정하고 피해 복구와 보상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번 산불로 고성과 속초에서는 주택 518채가 불에 타 이재민 1072명이 발생했다. 이재민들은 현재 임시주거시설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고성·속초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7시17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산불은 초속 25m의 강풍을 타고 고성은 물론 속초 도심까지 덮쳤다.
 
고성=박진호 기자, 서유진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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