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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씌우기…금융상품 설명서 쉽게 확 바꾼다

중앙일보 2019.04.18 15:16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어려운 용어투성이인 금융상품의 설명서가 이해하기 쉽게 바뀐다. 고령층·장애인을 위해 주민센터가 휴면예금·보험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대행해준다.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 발표
주민센터 통한 노인 휴면예금 지급도
실손보험 간편청구는 추후 논의키로

금융위원회는 18일 금융소비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4개월간 운영한 금융소비자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반영된 방안이다. 
 
종합방안에 따르면 난해한 데다 정작 중요 내용은 깨알같이 작게 써놓아서 알아보기 어려웠던 상품설명서는 간단명료하게 바뀐다. 우선 용어부터 쉬워진다. 예를 들어 크라운은 씌우기, 간접충전치아지료는 때우기로 바꿔서 이해하기 쉽게 한다. 또 중요사항의 글자 크기와 색깔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만 담은 핵심상품설명서 제공도 확대하고, 만화로 설명서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령층·장애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민센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령층은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은 휴면예금이나 미청구 보험금이 많다. 하지만 이를 찾아주는 온라인 서비스(휴면예금찾아줌, 내보험찾아줌)를 잘 알지도 못하고 접근도 어렵다. 이에 따라 주민센터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안내하고 신청을 대행해줄 예정이다. 주민센터를 통해 받은 신청을 지자체가 모아서 전달하면 서민금융진흥원이나 보험협회가 확인되는 휴면재산을 신청인 계좌로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좌개설 뒤 20영업일 이내에는 새로운 계좌 개설을 거절하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된다. 그동안 대부분 금융회사는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20영업일 안에는 새 계좌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대포통장 방지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민원이 빗발치자 앞으로는 고객의 자산·거래관계를 감안해서 증빙서류 없이도 계좌개설을 해주도록 할 방침이다.
 
불필요하게 두꺼운 보험 약관도 얇아진다. 지금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까지도 특약 내용이 모두 담긴 보험 약관을 제공했다. 전체 약관이 550페이지이면 특약 관련 사항만 약 300페이지에 달하는데, 주계약만 가입해도 이를 550페이지짜리를 받아야 했다. 앞으로는 해당 고객이 관련된 약관만 제공하기로 했다.
 
일부 은행 영업점이 시행 중인 지점 방문 예약제, 모바일 번호표제도는 계속 확대키로 했다. 지점 방문 없이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방문 시간을 예약하거나 번호표를 받아두는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지점에 가서 괜히 긴 시간을 대기할 필요가 없게 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광고 규제도 강화된다. 보험상품의 경우 지금은 홈쇼핑 등 TV생방송이 허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부 상품(자동차보험 등)을 제외하고는 녹화방송만 허용된다. 생방송 중 쇼호스트의 과장된 멘트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봐서다.
 
최준우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종합방안을 내놨다”며 “이미 각 금융권 협회와 협의가 끝난 사항이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의 관심이 많았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이번 종합방안에 포함되지 않고 추가 검토과제로 미뤄졌다. 최 국장은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TF에서 많은 의견이 제기된 사항이지만 관련 부처와 협의가 돼야 한다”며 “복지부·의료계와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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