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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둘러본 美 상원의원들, 외교·통일부는 왜 안 들렀나

중앙일보 2019.04.18 14:54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ㆍ공화당 상원의원 9명이 지난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주한미군 사령관 등을 면담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18일 전했다.

 
 패트릭 리히(민주ㆍ버몬트) 상원의원과 롭 포트만(공화ㆍ오하이오) 의원 등 9명은 16일 오전 평택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이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을 면담했다고 한다. 이어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접견하는 등 주로 외교·안보 관련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리히 의원은 상원 세출위 야당 간사이자 부위원장으로 워싱턴 정가의 '빅피쉬(거물)'로 꼽히는 인사다.
 
패트릭 레이 상원 세출위 부위원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법무부 예산 심의 청문회에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패트릭 레이 상원 세출위 부위원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법무부 예산 심의 청문회에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는 18일(현지시간) 의원들의 한국 방문을 보도하며 "북한 인권 관련 메시지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고(故) 오토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에 지역구를 둔 포트만 의원 측은 VOA에 “북ㆍ미 대화가 지속되며 북한 인권 유린 실태와 이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도 논의돼야 한다”며 “이번 방한에서 우리는 북한의 제재 회피를 막고 대북 압박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정작 주무부처인 외교부·통일부는 찾지 않고 17일 오전 베트남으로 출국했다고 한다. 포트만 의원이 16일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면담한 것 외에 외교부·통일부 당국자들과의 교류는 사실상 없었다. 
 
주무 부처를 찾지 않은 것은 일정이 촉박한 때문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의원들의 체류 일정이 워낙 짧아 외교부 당국자 면담 일정은 없었다”며 “우리 측도 대통령 순방 일정 등으로 장관이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여야 상원의원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1박2일의 짧은 일정을 꾸린 건 이들은 처음부터 우리 외교 당국을 만날 계획이 없었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이 지난해 9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북한이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북한을 눈 감아줘선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롭 포트먼 상원의원이 지난해 9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북한이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북한을 눈 감아줘선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들과 접촉한 민간 소식통은 "최근 미 의회 의원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정부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세출위 대표단은 한ㆍ미 간에 방위비 분담금 이슈가 있는 만큼 한반도에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지 판단하는 차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원의원들이 한국에 이어 베트남으로 향한 것은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 건과 관련한 의견 청취를 위해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세출위 대표단과는 별도로 외교·재무위 크리스 쿤스(민주ㆍ델라웨어)ㆍ마이클 베넷(민주ㆍ콜로라도) 상원의원 등도 방한했다고 알렸다. 앞서 하원의 한국연구모임인 코리아스터디그룹(CSGK) 소속 하원 의원들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면담하고 갔다고도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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