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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단, 사람 먹을게 아니다" 판정한 이탈리아···中 발끈

중앙일보 2019.04.18 14:00
이탈리아 경찰이 중국인이 즐겨먹는 송화단(松花蛋)을 “인류의 식용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몰수해 중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송화단은 오리알이나 달걀을 찰흙과 소금, 왕겨, 석회 등을 한데 섞은 것으로 밀봉해 수개월 삭힌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흰자위가 반투명의 맑은 흑색이 되며 마치 소나무 꽃 같은 무늬가 생겨 송화단이란 이름이 붙었다. 피단(皮蛋)으로도 불리며 중국인들이 입맛을 돋우는 전채로, 또는 죽에 넣어 먹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부활절 앞두고 위생 점검 나선 이탈리아 경찰
송화단 800알 몰수하고 중국식당 주인 체포
“중국인은 사람 아니란 말이냐” 격한 반발 불러

중국인이 즐겨먹는 송화단이 이탈리아 경찰로부터 "인류의 식용에 부적합하다"는 판정과 함께 몰수되는 새태가 벌어져 중국 네티즌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중국인이 즐겨먹는 송화단이 이탈리아 경찰로부터 "인류의 식용에 부적합하다"는 판정과 함께 몰수되는 새태가 벌어져 중국 네티즌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한국에선 중국 음식점에 가 오향장육(五香醬肉)을 시키면 보통 새까만 달걀이 곁들여 나오는데 이게 피단이다. 후난(湖南)성 이양(益陽)의 피단이 유명하며 후난성이 고향인 마오쩌둥(毛澤東) 또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7일 홍콩 아시아타임즈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경찰은 오는 21일 부활절을 앞두고 식당을 상대로 식품안전 점검에 나섰다가 중국 음식점에서 송화단 800알을 발견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송화단이 만들어진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또 상표가 유럽연합의 표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식당 주인 두 명을 체포했다. 또 송화단의 이탈리아와 유럽연합 내 판매를 금지한다면서 “인류의 식용에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중국에 전해지자 애국심 많은 중국 네티즌이 발끈한 건 불문가지. 인류가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면 이를 먹는 “중국인은 사람이 아니란 뜻이냐” “유럽돼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인이 어찌 사람이 먹는 음식의 맛을 알겠느냐” 같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송화단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미국 CNN이 운영하는 여행정보 사이트 ‘CNN GO’가 “악마가 낳은 알 같다”며 ‘세계에서 가장 역겨운 음식’ 첫 번째로 피단을 꼽았다가 중국인들의 세찬 반발에 부딪혀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지난해 11월 명품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가 중국 패션쇼 홍보를 위해 아시아계 여성이 긴 젓가락으로 우스꽝스럽게 이탈리아 음식 피자를 먹는 영상을 내보냈다가 ‘중국인 비하’란 거센 비난을 듣고 패션쇼를 취소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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