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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살인 유족들 "수없이 신고, 부자동네면 이랬겠나" 울분

중앙일보 2019.04.18 13:20
“우리 엄마가 고무장갑 낀 채로 몇 번이나 파출소도 달려가 신고를 했다. 그런데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자 동네였으면 (정부가)이렇게 했겠는가”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을 위로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을 위로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민갑룡 경찰청창, 합동분향소 조문·유가족 면담
유족들 "경찰서·파출소 수차례 신고, 조치 없어"
이낙연 국무총리, "경찰 대처 되돌아봐야" 주문

18일 오전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들이 안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유족들이 대책을 요구하면서 한 말이다. 민 청장은 “송구하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 간부들과 조문을 마친 민갑룡 청장은 분향소를 지키던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했다. 민 청장은 “최선을 다해 수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경찰의 안일한 대처로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의자 안모(42)씨에 대한 조사는 물론 주민들의 신고·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민 청장은 “유족께서 하신 말씀을 귀담아듣고 이런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안씨와 관련해 여러 차례 경찰서·파출소와 동사무소 등에 신고한 과정·처리 절차를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경남경찰청은 진주경찰서의 신고 접수 등 전반적인 과정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을 위로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을 위로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한 유족은 “경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렸는데 (경찰이)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며 “위험인물이라고 주야장천 얘기했는데도 조처를 하지 않고 증거만 가져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유족은 “그럴 거면 차라리 우리에게 범인을 잡으라고 해라. 경찰이 왜 있는지 말씀해달라”며 “앞으로 이런 사건이 절대로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동생을 잃고 어머니가 위중한 상태라고 밝힌 또 다른 유족은 “범인만 인권이 있고 피해자와 가족은 인권이 없는 것인가”라며 “우리가 (경찰에)도와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그 책임을 우리가 떠안게 됐다”고 호소했다.
 
민갑룡 청장은 “슬픔과 비탄에 놓여 있는 가족이 어떻게 이겨내고 생활할 수 있는지 관계기관과 협의해  원활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경찰 간부들과 함께 조문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8일 오전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경찰 간부들과 함께 조문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안전점검조정회의에서 경찰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 총리는 “경남 진주의 아파트에서 증오범죄로 보이는 범행으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셨다”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참사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가 등 돌이켜 봐야 할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며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 결과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진주=신진호·이은지 기자 sh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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