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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보란 듯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 무기 없다"

중앙일보 2019.04.18 09:12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7일에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참관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7일에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참관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지켜봤다고 북한 매체들이 18일 내보냈다. 일반적으로 '전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장거리 핵미사일 등을 뜻한다. 따라서 '전술무기' 시험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알린 건 북한이 언제든 윗 단계인 전략무기 즉 ICBM 시험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회적인 대미 메시지로 풀이된다.  

5달만에 신형 무기 시험 현장 참관
"결과에 대만족, 전략적 목표 제시"
대미 압박·내부 결속 강화 메시지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4월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시고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우리식의 무기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군사 기술력을 자화자찬하는 발언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략무기를 개발하던 시기에도 늘 탄복했지만 이번에 보니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 내는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사격시험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군수산업을 첨단화해야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군수생산을 정상화하고 국방과학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계속 끌어올리는 데서 나서는 단계적 목표와 전략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과업과 방도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선중앙방송 역시 전날 시험에 참관한 김 위원장과 각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상세히 내보냈다. 이날 시험에는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 조용원·이병철 당 제1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당 간부들과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이영길 군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박정천 북한군 포병국장 등 군 지휘부가 참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6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조종사들과 촬영한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16일 공군기지를 방문해 조종사들과 촬영한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신형 무기 시험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5개월 만에 전격 군사 행보를 감행하고 이를 대내외에 알린 것은 그동안의 북한 관행에 비춰볼 때 전략적 견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찾아 최신형 전투기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안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워싱턴이 (대북) 제재 완화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 평양은 (언제든) 대립 구도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태도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호주 라트로브 대학에서 북한 안보 관련 전문가로 활동하는 유안 그레이엄 교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김 위원장은 ‘판돈’을 키우기 위한 군사적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발전적 방향으로 움직일 것을 종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무기의 구체적인 종류 및 제원을 밝히지 않았다. 대대적 홍보를 피한 것으로 보아 장거리 무기가 아닌 국지적 전술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강도’ 견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미 견제를 통해 내부 결속력 강화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선언이 불발된 뒤 노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권력구조를 정비했다. 미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사 행보를 통해 국방력 강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강력한 군력에 의해서만 평화가 보장된다는 철리를 항상 명심하고 자위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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