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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측, 형집행정지 신청 “허리 불에 덴 듯한 통증”

중앙일보 2019.04.18 00:06 종합 10면 지면보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박근혜(67) 전 대통령이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신분이 전환된 17일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세 번째 연장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16일 자정으로 만료됐지만,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확정된 징역 2년 형이 이날부터 적용돼 석방은 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공천 개입 혐의와 별도로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 등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이다.
 

유영하 “구치소선 치료 불가능”
황교안 “이렇게 오래 계신 분 없다”
민주당 “대응할 가치 없는 주장”
윤석열이 석방 여부 최종 결정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형집행정지 신청서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불에 덴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보석 청구 등을 신청하겠다고 건의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금은 구치소내에선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집권한 현 정부가 고령의 전직 여성 대통령에게 병증으로 인한 고통까지 계속 감수하라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이미 사법처리된 전직 대통령 등과 비교해도 유독 박 전 대통령에게만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회도 “석방이 가능하다”는 자체 법률 해석을 내렸다. 황 대표가 직접 최교일 의원(당 법률자문위원장)에게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료일이 다가오니 법리 검토를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최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동시에 진행된 두 개의 재판(공천 개입, 국정 농단) 가운데 공천 개입 혐의 건에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이미 지난 2017년 3월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2년을 넘게 살았다. 무죄 추정의 원칙 등을 고려하면 석방 후 재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뒤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생활을 하고 계신다. 이렇게 오래 계셨던 분이 없다”며 “아프시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엔 민경욱 대변인이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발전,국민 통합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을 뺀 여·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법과 상식에 따른 주장을 했으면 한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고, 재판도 진행중이어서 형집행정지를 논할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은 법적 권리지만, 실정법의 상위법은 국민정서법”이라고 꼬집었다.
 
형사소송법상 형집행정지 요건은 수감자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염려가 있을 때 ▶70세 이상일 때 ▶잉태 후 6개월 이후 ▶출산 후 60일 이내 ▶직계 존속이나 비속이 보호자가 없을 때 등이다. 결정은 검찰 내부의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가 맡게된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공판을 담당하는 박찬호 2차장을 위원장으로 내·외부 위원 5~10명(의사 포함)으로 위원회가 구성된다.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최종 결정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하지만 “일반적으로 위원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게 검찰측 얘기다.
 
박태인·성지원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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