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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도쿄올림픽 마라톤은 새벽 마라톤

중앙일보 2019.04.18 00:05 경제 7면 지면보기
내년 도쿄올림픽 마라톤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빠른 오전 6시에 열린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열린 도쿄마라톤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내년 도쿄올림픽 마라톤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빠른 오전 6시에 열린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열린 도쿄마라톤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마라톤과 경보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이른 시간에 레이스를 펼친다. 무더위 때문이다.

폭염 탓에 오전 6시에 스타트
미국 TV 생중계 시간도 고려

 
AP는 17일 2020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전날 확정한 육상 경기 일정을 소개하면서 “내년 도쿄올림픽은 팬, 선수, 자원봉사자에게 ‘조기 기상 게임’이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8월 9일 열리는데, 육상 경기는 대회 후반부인 7월 31일~8월 9일 진행된다. 남·여 마라톤과 남·여 20㎞ 경보는 오전 6시에 출발한다. 4시간 이상 진행되는 남자 50㎞ 경보는 이보다 30분 이른 오전 5시30분 시작한다. 기존에 가장 일찍 출발한 올림픽 마라톤은 1996 애틀랜타 때의 오전 7시5분이다. 도쿄는 그보다 1시간 가까이 앞당긴다.
 
도로경기를 일찍 시작하는 건 7~8월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은 “태풍 등 극단적인 날씨의 가능성은 도쿄올림픽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 마라톤 시작 시각을 오전 7시로 승인했다. 일본 전문가 집단에선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마쓰모토 다카아키 주쿄대 교수는 지난해 8월 일본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2017~18년 7, 8월 오전 7시부터 3시간 가량 도쿄올림픽 마라톤 코스의 기온을 실측한 결과, 절반 가까운 구간에서 ‘운동 중지’에 해당하는 고온(섭씨 31도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요코하리 마코토 도쿄대 교수는 “마라톤을 안 하는 게 최상의 대책이고, 두 번째는 일본 북부 홋카이도나 나가노에서 달리는 것, 세 번째는 새벽 2~5시에 출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상 해머던지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무로후시 고지 도쿄조직위 경기국장은 “IOC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선수, 의료 전문가 등과 상의해 결정했다. 이 정도 수준(6시 출발)이면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세부일정을 발표하는 무로후시 고지(오른쪽) 도쿄조직위 경기국장.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세부일정을 발표하는 무로후시 고지(오른쪽) 도쿄조직위 경기국장. [AP=연합뉴스]

 
마라톤·경보 외의 육상 종목도 결선은 무더위를 피해 오전에 열린다. 주요 경기가 오후 10시 넘어 열렸던 2016 리우올림픽과 정반대다. 폴 하디 IAAF 경기 디렉터는 영국 PA와의 인터뷰에서 “무더위 때문에 매우 뜨거워지는 경기장 조건을 피하고, 선수 안전을 고려해 오후 경기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의 입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NBC는 1988년부터 올림픽 중계권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온 IOC 최대 고객이다. 그로 인해 미국 프라임타임(동부 기준 오후 8시)에 맞춰 주요 경기를 배정하도록 영향을 미쳐왔고,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시차 때문에, 일본 시각으로 오전에 경기를 배정해야 미국 시청자들은 퇴근 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특히 관심 종목인 야구·축구·남자농구 결승은 8월 8일에 집중됐고, 조직위는 이날을 ‘수퍼 토요일’로 불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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