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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판 트럼프' 나오나…' 아이폰 킹' 대만 총통 선거 출마 선언

중앙일보 2019.04.17 18:04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회장이 지난 2월 이 회사 직원 축제에서 연설하고 있다. 궈 회장은 17일 내년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AP=연합뉴스]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회장이 지난 2월 이 회사 직원 축제에서 연설하고 있다. 궈 회장은 17일 내년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친 중국 성향의 대만 최고 갑부가 내년 1월 실시되는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만판 트럼프'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애플 최대 협력사 대만 폭스콘
궈타이밍 회장 17일 출마 선언,
트럼프 닮은 꼴, 자산 5조원 갑부
중국 제조업 기반 닦은 친중 기업인

 
아이폰·아이패드를 비롯한 애플 주요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을 창업한 궈타이밍(68) 훙하이(鴻海>)정밀공업 회장이 17일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출마설이 무성해지자 지난 16일 "며칠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궈 회장은 이날 국민당 당사를 방문해 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궈 회장은 "국민당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되면 202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당은 친중 성향의 대만 제1야당이다.
 
올해 68세인 궈 회장은 1974년 훙하이정밀공업을 세웠다. 특유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로 훙하이를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로 키워냈다. 훙하이의 자회사인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다. 
 
아이폰 외에도 아마존 전자책 킨들, 소니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등 세계 일류 소비자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궈 회장의 자산은 44억 달러(약 5조원)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궈 회장은 대만에서 세 번째 부자이며, 전 세계 부호 순위는 442위다. 포브스에 따르면 궈 회장의 자산은 78억 달러(약 8조8400억원)로 대만 최고 부자로 꼽힌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해 훙하이정밀 주가가 40%가량 급락하면서 대만 최고 부호 자리에서 3위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궈 회장은 여전히 대만의 대표 부호이자 기업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억만장자 부동산 기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은 꼴로 인식되고 있다. 
 
궈 회장은 개척자 정신으로 지금의 사업을 일궜다. 폭스콘은 값싼 중국 노동력을 활용한 초기 기업 중 하나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저임금 노동자를 대량으로 고용해 아이폰 같은 단순 전자제품을 조립 생산해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기업은 성공했지만 훙하이 안팎에서 거센 비판도 받았다. 연간 1억대가량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중부 정저우시의 폭스콘 공장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그로 인한 종업원들의 잇따른 자살 사건으로 국제적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중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대거 중국으로 옮긴 점이 대만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궈 회장은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폭스콘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주장을 할 때 폭스콘 사례를 언급했다. 하지만 궈 회장은 최근 마음을 바꿔 이 공장을 연구 시설로 전환하기로 했다. 블루칼라 노동자의 대량 고용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궈 회장은 훙하이정밀과 폭스콘 경영 구도에서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궈 회장이 정치에 입문할 경우 회사 경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궈 회장은 지난 15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수개월 안에 폭스콘 회장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이터 보도 이후 궈 회장의 측근은 블룸버그통신에 "일상적인 경영 업무는 접고 전략적 결정에 집중할 계획은 맞지만, 회장직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정정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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