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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수사' 끝나가니 '산업부 블랙리스트' 고민하는 검찰

중앙일보 2019.04.17 12:19
청와대 특감반 의혹 진상조사단 단장인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오른쪽)이 지난 1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교일 의원과 기자회견을 하며 '문재인 정권의 산업부 산하 발전4사 블랙리스트'라고 쓰인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특감반 의혹 진상조사단 단장인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오른쪽)이 지난 1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교일 의원과 기자회견을 하며 '문재인 정권의 산업부 산하 발전4사 블랙리스트'라고 쓰인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이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검찰, 산업부 사표 종용 수사도 고심
한국당 올해 초 백운규 전 장관 등 고발
산업부 수사 시 전부처로 확대도 부담
동부지검 관할 아니라 재배당 가능성도

이르면 내달 초 환경부 수사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전(前)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 임원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수사를 타 부처까지 확대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선 환경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산업부 관련 수사에 대한 방침도 정할 계획"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월 "2017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이 한국전력 산하 발전소 4곳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해 일괄 사표를 내게했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당시 남동발전 장재원, 남부발전 윤종근, 서부발전 정하황, 중부발전 정창길 사장 사표가 일괄 수리됐다. 정하황·장재원 전 사장은 임기가 2년2개월, 윤종근·정창길 전 사장은 1년 4개월이 남은 시점이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지난 1월 공개한 산업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사표 제출 현황.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지난 1월 공개한 산업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사표 제출 현황.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들이 법적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사퇴를 강요받았다며 백운규 산업통상부장관과 이인호 전 차관, 전 산업부 운영지원과장, 전 혁신행정담당관 4명을 서울동부지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직권남용)로 고발했다. 산업부는 "사표를 강요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이라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17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산업부 사표 종용은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사실상 같은 형태의 권력형 범죄로 보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산업부 산하기관의 경우 환경부와 달리 그 규모나 매출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서 권력형 비리의 정도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환경부에 이어 산업부까지 수사를 확대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공공기관에 대한 수사 요구가 빗발칠 수 있어 부담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산하 법률구조공단의 이헌 전 이사장도 현 정부로부터 표적 감찰 뒤 해임을 당해 검찰 고발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열린 4차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열린 4차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환경부 수사의 경우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작성해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에게 자발적으로 제출한 '블랙리스트 문건'이 수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수사 초기 압수수색을 통해 주요 증거를 확보했고 관련자들의 자백을 받아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청와대 비서관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부의 경우 사표 종용 정황만으로 수사에 착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수사로 검찰의 수사 기법이 드러나 버려 관련자들에게 의미있는 진술을 받아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모든 검사들은 자신의 수사가 다시 '리뷰'될 가능성을 생각하고 수사에 임한다"며 "고발이 됐다고 무조건 수사를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어 동부지검의 고민이 클 것"이라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현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현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산업부 수사의 경우 한국전력 발전소가 전국에 흩어져있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세종시에 있어 동부지검 관할 사건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부지검이 김태우 수사를 맡고있어 사건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사건이 재배당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의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도 기소는 사건이 배당된 동부지검이 했으나 재판은 송 비서관의 거주지가 있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리고 있다. 동부지검의 수사 검사 2명이 재판이 열릴 때마다 고양지원에 재판 출장을 가고있는 상황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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