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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발 태풍…항공업계,대대적 지각변동 일어난다

중앙일보 2019.04.17 05:00
 
[금호그룹 매각 결정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는다]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9.4.15/뉴스1

[금호그룹 매각 결정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는다]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9.4.15/뉴스1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불가피한 결정"
 
“아시아나항공은 나의 모든 것이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박삼구(74)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에게 전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심경이다.
 
 이렇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항공업계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국적 항공사 3곳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와서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업체는 단숨에 항공업계 강자로 등극하게 되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인수하는 회사는 저비용항공사(LCC)업계에서 강자로 올라서게 된다.
 
아시아나발 태풍…매각 방식에 '촉각'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도 재편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는 2강ㆍ다약 구도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한 대형 항공사와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위시한 LCC로 시장이 나뉘어 있었다. 
 
매각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아시아나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LCC 매각 방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6일 “가능한 일괄매각이 기업가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필요하면 금호산업 등과 협의해서 분리매각도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향후 매각 과정에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떼어내 매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LCC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업계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어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가운데서 알짜로 분류된다.  
 
에어부산은 2008년 항공기 2대로 김포-김해 노선에 처음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 항공기 25대를 운용하면서 35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영남권 국제선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지난해 매출 653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달성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16년 항공기 3대로 설립된 자회사다. 아시아나의 적자 노선을 떼어내 운항을 했다. 출범 초기 수익이 나지 않는 일본 노선을 물려받아 영업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단거리 중심 노선으로 재편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올해 흑자 전환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의 국제선 항공기 1호기가 지난 2016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이날 항공기 도입식이 열린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승무원들이 기념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의 국제선 항공기 1호기가 지난 2016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이날 항공기 도입식이 열린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승무원들이 기념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기존 LCC가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
 
항공업계는 아시아나ㆍ에어부산ㆍ에어서울 등 3회사의 분리 매각이 추진되면 기존 LCC와 지난달 신규 면허를 받은 LCC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매출을 들여다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259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2위 진에어의 매출은 1조106억원이었다. 
 
그만큼 1위와 2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만약 제주항공이 두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할 경우 넘볼 수 없는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에어서울(1000억원)과 에어부산(6500억원)의 매출을 합산하면 제주항공 매출의 절반 이상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제주항공을 소유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항공을 소유한 애경그룹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인수할 경우에는 ‘전국구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에어부산 직원들이 활주로에서 화이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에어부산]

에어부산 직원들이 활주로에서 화이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에어부산]

 
항공업계 "분리 매각되면 관심 기업 늘어날 것"
 
제주항공 측은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LCC의 경우 노선이 재산”이라며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주인이 누가 될지에 따라 기존 항공업계 판도가 바뀔 것이다. 다만 제주항공은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의 노선이 비슷해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항공업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도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인수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조원이 넘는 아시아나항공 전체를 인수하기 힘든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항공업에 진출할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SK그룹과 한화그룹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CJ와 롯데가 나설 거란 전망도 있다. 
 
이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SK그룹은 지난해 4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최 부사장은 2012년부터 6년간 제주항공 최고경영자로 근무하며 이 회사를 업계 1위 LCC로 키웠다. SK그룹이 최 부사장을 영입한 것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SK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가 최근 많은 이익을 거두면서 수조 원의 인수자금을 확보한 것도 인수 참여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두 그룹 모두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위한 팀이 따로 꾸려지지 않았다”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매각이든 분리 매각이든 기존 항공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비수익 노선 정리에 따라 반납되는 노선 운수권을 두고도 항공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재민ㆍ강기헌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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