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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추진” 특사·중재자 언급 안했다

중앙일보 2019.04.16 00:05 종합 4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미가) 서로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원포인트 실무형 정상회담을 제안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던 지난해 5월에도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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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날 구상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논의에 따른 결정임을 강조했다.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이나 남북 간 접촉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시정연설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강조했던 ‘중재자’나 ‘촉진자’ 등의 용어를 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 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양국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역할에 맞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주도해 왔다”며 “한반도 평화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경제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언제든 김 위원장과 마주 앉겠다는 말에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북한과 논의가 된 것은 없지만 5~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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