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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부부식 주식투자 제한 법안, 발의되고도 17개월째 국회서 낮잠

중앙일보 2019.04.16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오충진

오충진

이미선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주식투자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느냐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공직자 윤리 관련 법규와 강령의 구멍이 여실히 드러났다. 1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12월 공·사익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주식 취득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이 후보자처럼 재산공개나 주식백지신탁 대상자가 아니어도 정부·국회·대법원 등 각 기관(장)이 판단해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공무원의 주식 거래를 금지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법관윤리강령도 실효성 미흡
주식거래로 징계받은 판사 없어

 
이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일하던 지난해 이테크건설의 현장설비 피해 사고와 관련한 민사재판을 맡았다. 당시 이 후보자와 배우자인 오충진 변호사 부부는 이테크건설 주식 17억4596만원어치를 보유 중이었다. 재판 후에도 이 후보자는 이 회사 주식 608주를, 배우자는 78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무원이 직무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등 부정한 재산 증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8월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건을 계기로 법관윤리강령을 제정했다. 법관 및 법원공무원 행동강령도 있다. 강령에는 판사가 공무상 알게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할 수 없게 돼 있고 어기면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윤리강령의 조항이 구체적이지 않고, 강제성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식 거래 문제로 내부 징계를 받은 법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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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의 경우 심사·출원 업무 등을 맡는 공무원은 투자와 관련된 직무 관련직으로 규정돼 있지만 법원윤리강령에는 이런 게 없다. 오 변호사는 특허법원 판사로 근무하던 2006~2009년 연평균 20.7개 기업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신고했다. 이 중 코스닥에 상장된 기술 기업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그동안 국회도, 법원도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인사검증 시스템이 허술하다 보니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뽑듯 공직자를 임용함으로써 사적 채용 행위로 전락시켰다”고 말했다. 
 
이상재·김민상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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