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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억명이 본 마블왕국…세 번째 1000만 터질까

중앙일보 2019.04.16 00:04 종합 23면 지면보기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뉴시스]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뉴시스]

“어려운 결말이었죠. 사실 영화에서 악당이 이기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그와 달리 현실에선 악당들이 이기고, 그 대가는 고통스럽죠. 전편에서 악당 타노스가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시대적으로 국수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지금, 중요한 건 공동체란 개념입니다. 별개의 히어로 캐릭터들이 모여 공공의 적을 상대한다는 메시지가 중요했습니다. 이 점이 글로벌한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형제 감독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는 지난해 선보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어벤져스 3)를 이렇게 돌이켰다. 두 사람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어벤져스:엔드 게임’(어벤져스4)의 개봉을 앞두고 출연진과 함께 15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 [뉴시스]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 [뉴시스]

이번 4편처럼 이들이 공동연출했던 3편은 악당 타노스(조쉬 브롤린)에 의해 세상의 절반이 파괴당하는 충격적 결말로 끝났다. 지난 11년간 마블 영화에서 어벤져스로 활동해온 수퍼 히어로의 절반 역시 사라졌다. 이런 허를 찌르는 결말과 함께 전 세계 흥행 수입이 우리 돈 2조원에 달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선 시리즈 최다인 1121만 관객을 동원, 2015년 개봉한 2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1049만 관객에 이어 이른바 쌍천만 영화가 됐다.
 
24일 개봉하는 4편은 세 번째 1000만 관객은 물론 마블 영화 사상 최고 흥행을 거두리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제작진과 출연진은 너나없이 한국에 친밀감을 과시했다.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캡틴 마블’ 브리 라슨. [뉴스1]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의 배우. ‘캡틴 마블’ 브리 라슨. [뉴스1]

‘캡틴 마블’ 브리 라슨은 13일 새벽 한국에 도착해 서울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김밥·호떡을 먹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맛있게 먹고 리움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컬렉션도 즐겼다”고 전했다. 같은 날 도착한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는 벚꽃 만발한 경복궁에서 보낸 사진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마법 같은 하루”였다며 한식과 소주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기자회견장에서 음악만 나오면 춤을 추고, 내내 농담과 익살스러운 포즈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그는 2008년 마블 수퍼 히어로 영화의 첫 작품 ‘아이언맨’ 1편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이다. “처음 한국에 올 땐 마블 영화 세계관(MCU, Marvel Cinematic Universe)이 갓 움트고 있을 때였죠. 그땐 저를 위해서 (아이언맨을)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 문화적인 현상을 직접 겪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장르가 얼마나 커졌는지, MCU에 애정을 가진 여러분 덕에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됐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선 폭발적인 시너지가 있었죠.”
 
한국에서 애칭 ‘로다주’로 불리는 그는 히어로들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이번 영화를 끝으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와 나란히 하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 등 내한 때마다 보여준 그의 친근한 모습은 한국에 마블 팬덤을 키우는 데 큰 몫을 했다.
 
왼쪽부터 케빈 파이기, 트린 트랜, 조 루소, 안소니 루소. [뉴시스]

왼쪽부터 케빈 파이기, 트린 트랜, 조 루소, 안소니 루소. [뉴시스]

지금껏 마블 영화가 한국에서 동원한 누적 관객 수는 무려 1억 600만여 명. ‘아이언맨’부터 2013년 ‘어벤져스2’ ‘아이언맨3’,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닥터 스트레인지’, 2017년 ‘스파이더맨: 홈커밍’, 2018년 ‘앤트맨과 와스프’등은 전 세계 가운데 한국에서 북미와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아이언맨2’는 북미와 영국 다음이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선 ‘대한민국’에 빗대 ‘마블민국’이란 말도 나온다.
 
마블 영화 세계를 진두지휘하는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는 6년 전 ‘토르: 다크 월드’로 내한 당시 “한국 5000만 국민 중 ‘어벤져스’를 700만 명, ‘아이언맨3’를 900만 명이나 봤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한 데 이어 이번에는 “팬덤이 더 커졌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와 이후 시리즈에 대해선 배우들도 아직 영화를 못 봤다며 말을 아꼈다. 조 루소 감독은 “러닝타임이 (역대 가장 긴) 3시간 2분이라 너무 마시거나 먹지 않아야 화장실로 인한 불상사가 안 난다”며 “전작 21편을 복습하고 오시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크리넥스를 가져와야 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관람 도중 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프로듀서 트린 트랜은 “마블은 여성 히어로를 꾸준히 서포트하고 있다”며 다양성 정책을 강조했다. 마블 최초로 여성 단독 주인공을 내세운 ‘캡틴 마블’은 올해 3월 개봉에 앞서 국내외에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란도 겪었다. 브리 라슨은 “캡틴 마블은 저한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고 했다. “촬영 9개월 전부터 트레이닝을 받으며 자세가 달라지고 생각하는 방식도 강해졌어요. 이 캐릭터가 상징하는 것은, 여성이 앞으로 더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죠. 이를 전 세계 관객과 공유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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