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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의 12번 홀, 올해 희생자는 몰리나리

중앙일보 2019.04.16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12번 홀에서 티샷을 하는 몰리나리.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AP=연합뉴스]

12번 홀에서 티샷을 하는 몰리나리.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AP=연합뉴스]

진정한 마스터스의 승부는 4라운드 후반 9홀에 가야 시작된다. 15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에서도 이 속설은 이어졌다.
 
선두를 달리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는 12번 홀과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무너졌다. 몰리나리는 이번 대회에서 최종 4라운드 6번 홀까지는 보기를 하나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했다. 그러나 후반 9홀에서 더블보기 2개를 극복할 수 없었다.
 
아멘 코너 가운데 있는 파3의 12번 홀(158야드). 핀은 오른쪽 구석 끝 3야드 지점에 꽂혀 있었다. 최종 라운드의 전형적인 핀 위치다.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브룩스 켑카와 이언 폴터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 더블보기를 했다. 챔피언 조에서는 13언더파로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몰리나리가 첫 번째 티샷을 했다. 몰리나리의 샷은 그린 앞 경사지에 맞고 물에 빠져 버렸다. 그러자 우즈는 안전하게 그린 왼쪽을 공략했다. 세 번째로 티샷을 한 피나우는 직접 핀을 공략했다. 그러나 공은 충분히 가지 못했다. 역시 경사지에 맞고 빠져 버렸다. 마지막 2조에서 4명이 ‘래의 개울’에 공을 빠뜨렸다. 4명 모두 더블보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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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홀은 미스터리다. 오거스타에서 가장 짧은 홀이다. 그러나 155야드의 짧은 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형 사건들이 터졌다. 2011년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로리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4퍼트를 하면서 완전히 망가졌다. 2016년 대회에서 2연속 우승을 노리던 조던 스피스는 선두를 달리다 두 번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쿼드러플 보기를 했다. 2012년과 2014년 우승자 버바 왓슨도 2013년 최종 라운드 이 홀에서 10타를 치면서 탈락했다. 12번 홀의 난이도는 전장 240야드 파 3인 4번 홀과 비슷하다. 마스터스 한 홀 최고 타수(13타)가 여기서 나왔다. 홀인원은 3차례뿐이다.
 
12번 홀이 어려운 건 그린 앞 개울과 전략적으로 배치된 3개의 벙커, 또 작은 그린 때문이다. 최경주는 “압박감과 혼란스러운 바람, 그린의 기울기, 그린의 속도가 어우러져 아주 재미있는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그중 가장 어려운 건 바람이다. 과학자들은 이 홀이 골프장의 가장 낮은 곳에 자리 잡아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동네 사람들은 “잠자는 인디언들의 영혼을 깨웠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골프장을 만들 때 12번 홀 그린 자리에서 인디언 무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우즈도 여기서 낭패를 봤다. 2000년 마스터스 1라운드. 그는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트리플 보기를 했다. 우즈는 5위로 경기를 끝냈다. 우즈는 그해 나머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우승했다.
 
얼음 심장 몰리나리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13번 홀 버디로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15번 홀에서 결국 무너졌다.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간 것이 발단이었고 레이업 샷이 약간 길었다. 짧은 러프에서 웨지로 그린을 공략했는데 공이 나무에 맞고 물에 빠졌다. 몰리나리는 이 홀에서 다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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