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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부자, 이동걸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하겠다"

중앙일보 2019.04.15 13:35
박삼구 전 아시아나항공 회장.

박삼구 전 아시아나항공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즉시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이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오전 이동걸 산은 회장과의 면담 직후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산은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며 “채권단에게 최대한 협조하겠다. 회사를 잘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안이 채권단에 제출됐다.  
 
 
금호가 5일 만에 내놓은 수정 자구안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조건으로 추가로 5000억원 자금 지원을 요청한다는 게 골자다. 아시아나 매각과 관련해 ^자회사 별도 매각은 금지하되 인수자가 요청하면 별도 협의하고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동반매각요청권) 권리와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포함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장.

 
또 M&A가 끝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한창수 대표이사가 경영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외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담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은 금호가 처음 제시한 자구계획안과 동일하다. 당시 채권단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금호 측이 요구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해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채권단과 금호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안을 조율해 온 만큼 이번 수정 자구계획은 채권단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채권단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박삼구 회장 아들이 경영하겠다는데 뭐가 다른지 의아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5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해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확실한 인수자가 나선다면 추가 지원을 하더라도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커졌다고 본다”도 말했다.  
 
이날 오후 산은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 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소집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추가 자금 수혈 규모와 채무 출자전환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매각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먼저 유동성 해소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금융부채만 1조2000억원 정도다. 당장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비롯해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 신용등급 하락으로 1조원짜리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 상환 요청을 받을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향후 매각 절차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상당히 큰 회사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여러 달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채권단의 자금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지원책을 패키지로 논의할 것”이라며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의 추가 자금조달은 영구채 형태로 지원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구채가 자본금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줄일 수 있다. 채권단은 부채비율이 800%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영구채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이번 수정 자구안을 받아들이면 다음 달 초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를 새롭게 맺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가 바뀌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12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은 금호그룹에서 CJ그룹으로 매각될 때 회사채 신용등급이 두 등급이나 상향됐다”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주주가 바뀌면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뛰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30%(1680원) 급등한 7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한 시간 만에 상한가로 뛰어오른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5월 20일(종가 기준 7300원) 이후 약 3년 11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호 계열사도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3.47%)인 금호산업은 전날보다 3450원(29.61%) 오른 1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29.94%)과 아시아나IDT(29.78%)도 상한가에 마감했다.  
 
염지현ㆍ한애란ㆍ정용환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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