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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T, 건당 40만원 내걸고 011·017 몰아내기 대작전

중앙일보 2019.04.15 11:07
 ‘011ㆍ017’ 등 ‘01X’로 앞자리가 시작하는 SK텔레콤의 2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대대적으로 지원금을 뿌리며 대리점 간 경쟁이 심해지자, 대리점과 콜센터에서 소비자에게 부정확한 정보로 2G 전환을 현혹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2G서 갈아탄 SKT 고객 석 달 새 1만명 늘어
중앙일보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의 2G 이용자 중 같은 회사의 3Gㆍ4G 서비스로 한시적 번호 이동을 신청한 고객이 최근 3개월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2G 고객중 한시적 번호이동 신청자는 2월부터 지난 9일까지 약 1만명(9944명)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SK텔레콤이 2G 사용자 수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금과 ‘리베이트’ 등을 내걸면서 촉발됐다. SK텔레콤의 2G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기준 84만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6월 주파수 할당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추가 할당 비용과 유지ㆍ관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 2G 서비스 종료가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를 위해선 가입자 수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가입자 수 줄어야 2G 서비스 종료 가능
 지난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한 KT의 경우, 이용자 수가 전체 가입자 수(당시 1500만명)의 1%인 15만 명 이하로 떨어졌을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서비스 종료를 승인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가입자 수가 2700만명에 달해 2G 가입자 수가 27만명 이하로 떨어져야 정부의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미 2G 서비스를 지난 2012년 종료했다.[중앙포토]

KT는 이미 2G 서비스를 지난 2012년 종료했다.[중앙포토]

 SK텔레콤은 각종 보상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2G 고객(전화번호 앞자리 011ㆍ016ㆍ017ㆍ018ㆍ019)이 3G나 4G(010)로 번호 이동을 할 경우 ‘단말구매 지원형’ 고객에게 30만원의 단말기 지원금에 매월 1만원 요금할인 혜택을 준다. '요금 할인형'의 경우엔 요금제에 상관없이 월 7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입수한 SK텔레콤의 리베이트 표에 따르면 고객 한 명을 2G→4G로 전환한 대리점과 판매점엔 이와 별도로 30만~40만원의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TE(4G) 활성화 정책 지원금 10만원, 토요일 가입자 2만원, 목표 달성 시 대당 4만원 등이다. 2G→4G 전환 시 1건을 3건으로 간주해 해당 대리점과 판매점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쓰던 번호 계속 쓸 수 있다" '가짜' 정보로 유치
 SK텔레콤이 30만~40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 금액을 내걸자 판매점,대리점과 텔레마케터들은 2G 가입자 전환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이통사가 유통점에 리베이트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리베이트로 인해 대리점과 판매점, 텔레마케터가 2G 이용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안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 텔레마케터는 “SK텔레콤이 2G 서비스 종료를 확정했다”, “쓰던 번호 그대로 새 휴대전화로 갈아탈 수 있다” 같은 '가짜'정보로 2G 이용자들에게 LTE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2G 고객의 경우 장년·노년층이 많은 데다가 이들이 최신 통신 정보에 어두운 경우도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SK텔레콤은 올해 2월부터 2G 서비스에 대해 신규가입이나 전환(3ㆍ4G→2G)을 못 하게 했을 뿐, 기존 이용자들에 대한 2G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또 쓰던 번호 그대로 새 휴대전화로 이동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화번호만 2년간 한시적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2년 뒤엔 기존의 ‘01X’ 번호를 쓸 수 없다. 
 
"2G 서비스 조만간 중단" 부정확 안내도
 
 회원 수 3만명을 보유한 최대 카페인 ‘010 통합반대본부’의 박상보 매니저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기기 변경을 승낙했다가 번호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원상 복구를 요청해도, 이미 없어진 번호라며 계약 철회를 해주지 않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정당한 보상과 혜택이 아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이통사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위 등에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원상복구 요청해도 안 된다" 불만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5G 이동통신이 출범한 상황에서 주파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이통사 입장에선 2G 가입자를 전환해야 하는 필요성이 클 수 있다”면서도 “이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동의나 설명, 중요 사항 고지가 누락된 사례가 현저하게 축적됐다고 판단되면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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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및 알려왔습니다=위 기사중 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를 바탕으로 한 '2G서 갈아탄 SKT 고객 석달새 1만명 늘어' 표는 전체 전환자 숫자가 아닌, '01X 세대간 번호이동 서비스' 신청자여서 삭제했습니다. ②'쓰던 번호 계속 쓸 수 있다' 가짜 정보로 유치=SKT는 "일부 극소수 판매점 등이 고객 안내에 미흡했을 수 있지만, 본사는 보도자료·홈페이지 등을 통해 2021년6월까지만 01X 번호를 쓸 수 있다는 점 등을 수차례 명확히 안내했다"고 알려왔습니다. ③'2G 서비스 조만간 중단' 부정확하게 안내=SKT는 올해 말 2G 종료 승인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2G 주파수 반납 기한인 2021년6월에 2G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과기부는 "가입자 수가 많으면 2021년 6월에 SKT가 주파수를 재할당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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