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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찾아다니던 미식가 부부, 어떻게 채식에 빠졌을까

중앙일보 2019.04.14 08:00
[더,오래] 반려도서(63)  
『요리를 멈추다』

강하라·심채윤 지음 / 사이몬북스 / 1만8000원
 
요리를 멈추다

요리를 멈추다

 
먹을 음식은 넘쳐 나고, 음식 관련 콘텐츠는 널렸다. 아직도 소개할 맛집이 남아있을까 싶은데도 여전한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부터 요리하는 법과 레시피를 알려주는 방송, 먹는 방송(먹방)까지.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일,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일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구이자 욕망이다.
 
누군가는 육식을 권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채식 위주의 식단과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이야기가 맞는 건지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요리와 음식의 정점을 경험한 뒤 불현듯 채식을 선언한 이 채식부부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누구보다 화려한 일상을 살던 이들 부부는 국내외 어디를 가든 맛집부터 찾았다. 유명한 미슐랭 식당이라면 한 끼 30만원도 아깝지 않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제과, 제빵까지 5개의 자격증을 가진 아내는 매 끼니 화려한 성찬을 차려냈다. 화려한 음식은 살과 변비를 남겼다. 건강에도 노란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매일 피곤했고 소화도 잘 안 됐다. 어느 날 만난 책이 이들의 삶이 바뀌었다.
 
아침으로 주로 먹던 빵과 달걀 요리 대신 과일만 듬뿍 먹었다. 과일로 아침 식사를 하면서 변비가 사라졌고, 변비약과 유산균 건강보조제를 끊었다. ‘채식’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여행 패턴도 바뀌었다. 쇼핑 하와이에서 자연식 하와이로 바뀌었다.
 
숙소를 고르는 일도, 식당을 찾는 기준도 달라졌다. 이젠 호화로운 숙소도 고급스러운 리조트 수영장의 선베드에서 보내는 하루는 없다. 대신 현지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찾아다니며 얻는 기쁨을 만끽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엄격하게 채식을 지속하느냐가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먹겠다는 목표를 가지는 것이다. 이런 목표나 결심이 있다면 중간에 잠시 옆길로 갔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177쪽)

 
이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이 동하거나, 되어야겠다는 어설픈 다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마트에서 늘 구매하던 즉석조리식품 코너 대신, 과일과 채소코너를 서성이게 된다. 일주일 후 시든 과일과 채소를 보면 한숨짓게 될지라도. 
 
『맛있는 시』
정진아 엮음·임상희 그림 / 나무생각 / 1만2800원
맛있는 시

맛있는 시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일과 사람에 치여 체력도 정신도 바닥나는 날, 누군가 툭 하고 치기만 해도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날, 지독하게 외로운 날….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날, 음식 하나로 거짓말처럼 위로받기도 한다.
 
『맛있는 시』는 8년째 EBS FM ‘시(詩) 콘서트’ 방송 원고를 쓰고 있는 정진아 작가가 음식으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시를 모아 각각의 시에 대한 단상을 함께 실었다. 저자는 방송 원고를 쓰려고 매일 시를 찾다 유독 음식에 관한 시에 인생의 의미가 담긴 것을 알고 본격 음식 시를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여기에 소개한 시와 그 외의 음식 시를 모아 책을 엮었다. 
 
흰죽
-고영민
 
무엇을 먹는다는 것이 감격스러울 때는
비싼 정찬을 먹을 때가 아니라
그냥 흰죽 한 그릇을 먹을 때(중략)
 

“밋밋하고 소박한 흰죽은 오래 아팠다가 막 기운을 차리는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중략) 헛헛하고 외로울 때마다 꺼내 드세요. 위로와 사랑의 흰죽.(155쪽) 

 
음식, 식욕, 식재료, 식기까지 사람이 무언가를 먹고 사는 것에 관한 시가 이토록 많았던가. 잘 차려진 67편의 시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맛으로 다가온다. 때로는 지나간 어떤 순간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가끔은 엄마처럼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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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서지명 더,오래 팀 필진

더,오래 경제필진을 발굴하고 에디팅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책 읽고 글 쓰는 노후를 꿈꾸며 '로컬라이프'와 '반려도서'를 연재합니다. 노후,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면 '더,오래'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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