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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뉴스]근대역사자료 구입해 국가에 기증한 가족

중앙일보 2019.04.13 06:00
아들 역사교육을 위해 수집한 근대역사자료를 국가에 기증한 가족이 있다. 이들 자료는 일본 온라인 경매시장서 샀다고 한다. 대전에서 건축업을 하는 조규태(58·중구 태평동) 씨와 아들 민기(14·대전 글꽃중학교 2학년)군 가족이다. 
대전 글꽃중학교 2학년 조민기 군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대전 글꽃중학교 2학년 조민기 군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민기군은 지난 2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아버지가 수집해 보관하고 있던 독립운동가의 글 등 근대역사자료를 국가에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1부, 족자 1점, 엽서 2점 등 자료를 청와대로 보냈다.    

 
문화재청의 감정 결과 조씨 가족이 기증한 자료는 일제강점기와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자료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安重根 事件公判 速記錄)' 1책(1910년, 明治 43년 3월 28일 간행, 1책), '이등박문 기념엽서(伊藤博文 紀念 葉書)' 2종(1909년, 明治 42년 10월 발행), '권동진 행서 족자(權東鎭 行書 簇子)' 1점 등이다.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에는 재판 담당 판사와 검사 이름, 안중근 의사와 재판 관련 인물 사진 등이 나온다.    
 
청와대는 기증품 4점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냈다. 독립기념관 측은 보존 절차를 걸쳐 조만간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조씨 가족에게 감사패를 줬다.
  
조태규(오른쪽)씨와 아들 민기(가운데)군이 지난 11일 대전 중구청에서 박용갑 중구청장(왼쪽)과 함께 근대역사자료를 펼쳐 보고 있다. 이들 자료는 의친왕과 독립운동가 오세창, 권동진, 김가진 등의 글이 담긴 족자다. 프리랜서 김성태

조태규(오른쪽)씨와 아들 민기(가운데)군이 지난 11일 대전 중구청에서 박용갑 중구청장(왼쪽)과 함께 근대역사자료를 펼쳐 보고 있다. 이들 자료는 의친왕과 독립운동가 오세창, 권동진, 김가진 등의 글이 담긴 족자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조씨와 부인 황송미(48)씨, 민기군 등 가족을 청와대로 불러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귀중한 자료를 기증한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대통령 기념 시계와 학용품 등 선물도 전달했다.
    
이들 부자가 기증한 자료는 조씨가 2015년부터 일본의 온라인 경매시장에서 사서 모은 것이다.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은 740만원, 엽서 2장은 120만원, 족자는 100만원에 각각 샀다. 조씨는 “아들이 역사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자료를 구했다”며 “자료는 아들에게 줘서 관리하게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당초 대전 중구청이 건립하기로 한 독립운동가 거리(중구 선화동) 홍보관에 기증하려 했는데, 홍보관 건립 사업이 진전이 없어 가족회의 끝에 국가에 내놨다”고 덧붙였다. "기증할 방법을 찾지 못해 우선 청와대로 보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조씨는 보관 중인 나머지 근대역사 자료를 오는 8.15광복 절에 독립기념관과 중구청 등에 나눠 기증할 예정이다. 그가 보관 중인 자료는 의친왕과 독립운동가 오세창, 권동진, 김가진 등의 글이 담긴 족자이다. 이 자료도 온라인 경매시장서 각각 100만원〜150만원씩 지불하고 확보했다.  
조태규씨 가족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안중근의사공판속기록.

조태규씨 가족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안중근의사공판속기록.

 
조씨는 “20년 전부터 취미로 과거 화폐를 수집해오다 몇 년 전부터 근대 역사 자료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고종 때 은화 등 근대 화폐 수백여점을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민기군은 “대통령께서 열심히 공부해서 꿈을 이루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청와대 방문 순간이 꿈만 같았다”고 했다. 민기군은 “소중한 자료지만 나라를 위해 기증한 거니까 상관없다”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많은 사람이 독립운동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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