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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세대교체 나선 김정은, 미국과 협상 끈은 유지

중앙선데이 2019.04.13 00:30 631호 5면 지면보기
한·미 정상회담 
북한은 지난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했다. [뉴시스]

북한은 지난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했다. [뉴시스]

북한의 권력 2인자로 꼽혔던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 북한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고 내각 총리에 김재룡 전 자강도당 위원장, 국회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의장에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을 앉히는 등 국무위원장을 제외한 주요 국무위원들과 행정부·입법부 수장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빨치산 가문 최용해 2인자 굳혀
‘전력 확보 성과’ 김재룡 총리에
최선희는 국무위원·제1부상 승진
국무위원에 이만건 등 5명 진입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전날 열린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정기국회) 소식을 전하며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시 추대됐다”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는 최용해가, 내각 총리에는 김재룡이 선거됐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 선거와 국가 지도기관 선거, 헌법 수정 보충, 예결산 등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정된 헌법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헌법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과 소환장을 접수하는 명목상 국가수반의 자리다(헌법 117조). 최용해 상임위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북한의 ‘2인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국무위원장을 최고 영도자로 헌법에 명기(100조)해 실질적인 국가 통치자로 여기면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대외적인 국가원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도록 했다. 지난 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홀로 주석단에 자리해 국가원수에 오를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 위원장은 2016년에 이어 다시 추대됐지만 현재의 직위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10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 선거에 김 위원장이 불출마하면서 김 위원장이 대외적 국가수반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됐다”며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헌법을 수정한 만큼 헌법 조항을 입수해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갇혀 있고 미국과의 협상 끈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오른 최용해는 김일성 주석과 항일 무장투쟁을 함께했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빨치산 가문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90년대 후반 지방 공장 노동자로 강등돼 혁명화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군 최고 직책 중 하나인 총정치국장을 지내는 등 권력의 정점에 자리해 왔다.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는 전력 소비가 많은 군수 공업의 본산인 자강도에서 전력 확보에 성과를 내면서 김 위원장의 눈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대북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김재룡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당 중앙위원으로 ‘직행’한 최선희는 12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외무성 제1부상으로 깜짝 승진했다. 통신은 또 최선희는 국가 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 기관(106조)인 국무위원 중 한 명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최 제1부상은 과거 자신이 모셨던 이수용 당 부위원장(국제 담당), 이용호 외무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북한 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딸인 최 부상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실무협상 대표를 맡는 등 1990년대 중반부터 북·미 협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때는 실무협상 대표를 김혁철에게 잠시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하노이 현장에서 김 위원장과 대책 회의를 연 데 이어 회담 결렬 뒤엔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심기’를 서방 언론에 전하며 김 위원장의 신임을 재확인시켰다.
 
노동당 핵심 정책 결정 기구인 정치국 구성원의 절반을 교체한 북한은 군과 사법부를 제외한 국가기관의 수장도 새로 뽑았다. 내각에 선박공업부를 신설하고 다섯 명의 장관급 인사도 교체했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이번 인사의 특징은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병석에 있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90세가 넘은 원로 그룹의 후퇴”라며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갑자기 권력을 넘겨받은 김 위원장이 집권 2기를 맞아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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