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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베스트] 참신하고 당돌한 젊은 소설의 맛

중앙선데이 2019.04.13 00:20 631호 21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최근 출간된 신간 중 여섯 권의 책을 ‘마이 베스트’로 선정했습니다. 콘텐트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판매 부수 등을 두루 고려해 뽑은 ‘이달의 추천 도서’입니다. 중앙일보 출판팀과 교보문고 북마스터·MD 23명이 선정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10년째
2019년 판, 특별판 동시 출간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6명 지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편혜영 외 6명 지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지난 한 해 동안 펴낸 중·단편 가운데 7편을 선정하고, 그중 한 편을 대상으로 가려 뽑는 상이다. 젊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발굴한다는 것만이 상의 목표는 아니다. 기성세대의 딱딱한 관념과 형식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새로운 글쓰기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대상 작품을 스무 편 남짓으로 고르는 1차 선정작업을 젊은 신인급 평론가들에게 맡기는 이유도 다른 게 아니다.
 
올해 수상 작품은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과 김희선의 ‘공의 기원’,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 정영수의 ‘우리들’, 김봉곤의 ‘데이 포 나이트’, 이미상의 ‘하긴’이다. 이들 역시 상의 취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1회 심사위원을 맡았던 고 박완서 선생의 말대로 “기성세대의 진부한 독법을 치고 들어오는 젊은 패기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사진은 김애란. [신인섭 기자]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사진은 김애란. [신인섭 기자]

솔직하게 말하면, 그래도 올해 수상작품은 그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이전에 비해서는 덜한 편이라는 생각이다.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세트로 나온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과 함께 읽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그것이 내가 오히려 안도한 이유이기도 한데, 후생가외(後生可畏)라 젊은 세대의 패기에 의해 주변으로 밀려나는 속도가 조금은 느려졌다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사진은 박상영. [사진 문학동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사진은 박상영. [사진 문학동네]

하긴 『특별판』이 지금까지의 수상작품들을 놓고 지금까지의 수상작가들이 베스트로 꼽은 7편을 모은 것이니 얼마나 튀겠나. 그래선지 내게는 먼저 읽은 『특별판』보다 올해 수상작품집이 좀 더 잘 읽히고 공감하기도 쉬웠다. 그중에서도 대상을 탄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최종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선정에 큰 이견이 없었을 듯하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사진은 김희선. [신인섭 기자]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사진은 김희선. [신인섭 기자]

동성애자인 주인공은 어머니와 애인한테서 지극히 한국적인 서사에 기반한 상처를 받는다. “엄마 암이래! 자궁암! 할렐루야다”라고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중도우파성향”의 “기독교 40년차”의 어머니는 아들의 동성애를 인정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며 ‘교정’을 시도한다. 자신의 퀴어 성향조차도 “미제(美帝)의 악습”이라고 여기는 “운동권 학생회장 출신”의 고루한 진보적 민족주의자 애인은 "너는 게이인 게 티가 많이 나는 편”이라며 부끄러워한다. 주인공은 이러한 상처를 유머로 승화시킨다. 그럼으로써 "개인사의 범주를 보편의 세계로 확장”한다(은희경). 작가의 천성이 그래 보인다. 그는 말한다. "자꾸 이런 소설에 연루되게 만들어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은 작품은 정영수의 ‘우리들’이었다. 7편의 작품 중 가장 기성세대의 시각에 가까운 내러티브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나의 옛사랑과 하나의 불륜, 그리고 커플 남녀 두 사람을 향한 동시적 사랑을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글쓰기로 묘사하면서, 절절하면서도 덧없을 수도 있는 사랑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김희선의 ‘공의 기원’은 얼마 전 읽으면서 무슨 상을 받아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대로 됐다.
 
이훈범 대기자/중앙콘텐트랩 cielble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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