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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넘버2 최용해 국가 수반에···북, 김정은 빼고 다 바꿨다

중앙일보 2019.04.12 08:56
 북한의 권력 2인자로 꼽혔던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11일 국무위원회 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 제도적으로 2인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북한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고 내각 총리에는 김재룡 전 자강도당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의장(국회의장격)에 박태성을 앉히는 등 국무위원장를 제외한 행정부와, 입법부 수장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를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전날 열린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정기국회) 소식을 전하며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대됐다”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최용해가, 내각 총리에는 김재룡이 선거됐다”고 밝혔다.  
 

북 11일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 김정은 2기 출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내각총리, 최고인민회의 의장 교체

북한 매체들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 선거, 국가지도기관 선거, 헌법 수정보충, 예결산 등을 했다고 전했지만 수정된 헌법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헌법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며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과 소환장을 접수하는 명목상 국가 수반의 자리다.(헌법 117조) 하지만 북한이 헌법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최용해가 국가 수반역할을 유지할 지 국가수반을 국무위원장(김정은)으로 이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에게 국가의 대표직을 부여했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용해가 조직지도부장에서 형식적으로 자리가 높아진 건 맞지만 최근 공개된 사진을 보면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상징적인 지위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업무 부담이 적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 원수 자리에 올랐는지는 개정된 헌법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용해는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에 대해선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지만, 그가 전력 소비가 많은 군수공업의 본산 자강도에서 전력 확보에 성과를 내면서 김 위원장의 눈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김재룡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나서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당중앙위 위원으로 ‘직행’하면서 조명을 받았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단행된 국가기관 인사에서도 부각됐다. 통신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는 최선희를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지도기관(106조)인 국무위 위원 중 한 명으로 뽑았다. 북한은 11명의 국무위 위원을 구성했는데, 이수용 당 부위원장(국제담당), 이용호 외무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산하 외교위원회의 위원 직책도 겸하게 됐다. 김 실장은 "청와대 역할을 하는 국무위원회가 대미 협상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라며 "최선희가 김계관이 맡았던 자리인 외무성 제1부상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딸인 그는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대표를 맡는 등 1990년대 중반부터 북미 협상에 관여해 왔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대표는 김혁철에게 잠시 내눴지만 현장에서 김 위원장과 대책회의를 하고, 회담 결렬 뒤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심기’를 서방 언론에 전하는 등 각별한 신임을 받아 왔다.
 
한편, 노동당 핵심 정책결정기구인 정치국 구성원의 절반을 교체한 북한은 군과 사법부를 제외한 국가기관도 정비에 나섰다. 내각에 선박공업부를 신설하고 5명의 장관급 인사도 교체했다. 또 국가계획위원회를 비롯해 7개의 위원회에 대해선 책임자를 임명하지 않고, 국토환경보호상을 국무위 산림정책감독국장을 겸하도록 했다. 특히 남측 통일부의 상대였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이번에 거명하지 않았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국가과학기술위원장(이충길) 등 일부 위원회를 제외하고 기존 내각 산하에 설치했던 상당수 위원회를 내각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역시 국무위원회로 이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영남과 최태복 등 고령의 인사들이 퇴진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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