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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세력 심대한 타격"이란 김정은 발언에 靑 "협상용 밀당"

중앙일보 2019.04.11 14:22
11일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북한의 강경 메시지에 대해 청와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에 도착한 직후 북한 매체들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적대세력’이나 ‘타격’ 등은 북한이 대화 국면에서 사용을 자제해왔던 표현들이다.
 
특히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최근 조ㆍ미(북ㆍ미) 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혔다”고 설명했다. 2월에 결렬된 하노이 북ㆍ미 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첫 공식 입장이란 뜻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 반응을 자제했다. 다만 한 관계자는 “표현이 거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경제발전의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북ㆍ미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밀고 당기기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ㆍ미 정상회담 직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독재자(tyrant)로 지칭하며 단계별 비핵화에 상응해 제재를 완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따른 간접대화의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수위가 하루만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고 반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현진시간) 미국 의회에 출석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전제로 제재 해제와 관련해 “약간의 여지(a 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해 대표적 강경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과 별도의 접견을 하는 것에도 의미를 두고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에 이 두 사람을 먼저 만난다. 이후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별도로 접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략적인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접견 시간은 상당히 늘어날 수 있고, 접견 중간에 추가 인사가 더해질 수도 있다”며 “한ㆍ미 정상회담 전에 충분한 의견 공유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11일 정오 무렵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새벽 1시경이 된다.
 
청와대는 당초 양국 정상과 영부인까지 배석하는 ‘2+2 형식’의 단독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짧은 회담 시간 등을 감안해 영부인들과는 사진 촬영 등 최소한의 접견만을 한 뒤 양국 정상만의 단독회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후 양국 외교·안보라인이 참석하는 소규모 정상회담과 오찬을 겸한 확대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계획된 시간은 오찬까지 합해 2시간 남짓이다.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정상 간 단독 대화 시간에는 제약이 있다.
 
지난해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수는 또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도 영부인이 배석과 무관하게 단독 정상회담의 모두 발언 부분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과거 행동을 감안했을 때 회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의 방미 때도 30분으로 예정돼 모두발언만 공개하기로 약속했던 단독회담에서 34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 바람에 회담의 전체 시간은 늘었지만, 정작 정상간 내밀한 소통의 장인 단독회담 시간은 20분으로 줄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두 정상이 공개 메시지로는 비핵화 외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겠지만, 비공개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제재에 유연성을 가져달라고 요청할 경우엔 어려운 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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