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항 에이즈 여성 도와 달라" SNS 글에 경찰, 현장 단속 소동

중앙일보 2019.04.11 11:31
지난 3일 경북 포항 북부경찰서.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 "포항 지역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여성이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포항 에이즈 환자를 도와 달라. 여성 보호 기관에 치료비를 기부해 달라"고 외국어로 쓰인 글을 봤는데 사진을 보니 자신이 포항 마사지 업소에서 본 듯한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여성 보호단체 SNS에
"포항 에이즈 여성 도와달라" 글
남성 "내가 본 사람 같다"며 신고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직후 해당 업소와 주변 업소 등을 찾아 현장 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여성을 찾지 못했다. 해당 여성이 그날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숨졌기 때문이다. 
 
해당 SNS 글은 11일 오전 지워진 상태다. 한국 여성보호단체가 외국 계정에 올린 글이었다. 글에는 여성이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사진과 후원 계좌번호가 찍힌 통장 사진이 함께 올라와 있었다.
 
관련기사
숨진 여성 A씨는 1년여 전 한국에 들어와 3개월 전쯤부터 포항 지역 마사지 업소에서 일한 40대 외국인이다. 불법체류자인 데다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숨지는 바람에 보건당국이 여성의 행적을 파악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A씨가 포항 지역 마사지 업소에서 일해 불법 성매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보건당국이 A씨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확인한 건 A씨가 입원을 하면서다. A씨는 지난달 26일 경기도의 한 성매매 여성 상담소에 "몸이 아프니 도와달라"는 전화를 걸었다. 상담소 측은 이 여성의 현재 거주지가 포항이라는 것을 알고 포항 지역의 여성 보호기관에 연락해서 A씨가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도왔다.  
 
A씨는 기관의 도움으로 포항의 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금세 폐렴 증세가 심각해져 서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3일 결국 폐렴으로 숨졌다. 문제는 이 여성이 포항의 병원에서 받은 혈액검사에서 에이즈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포항 병원은 즉시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혈액검사를 의뢰했고 지난 1일 에이즈 확진 판정이 나왔다.  
 
포항시와 포항 남구보건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서 A씨가 숨지기 전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 접촉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에이즈 감염자가 추가로 나타날 경우 에이즈 활동을 약화시키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하지 않으면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포항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여성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SNS를 토대로 주변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