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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고향은 대구, 시민 성금으로 만드는 전태일기념관

중앙일보 2019.04.11 11:00
고향 대구에서 전태일 기념관 건립 추진 
고 전태일의 고향은 대구다. 그가 유년시절 살았던 중구 남산동의 한옥. [사진전태일의 친구들]

고 전태일의 고향은 대구다. 그가 유년시절 살았던 중구 남산동의 한옥. [사진전태일의 친구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싸우다 이렇게 외치며 1970년 분신한 고 전태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절규와 함께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세상을 떠난 그를 노동계에선 '열사'로 부른다. 그런데 그의 고향이 '대구'라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대구 시민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2015년부터 그의 삶과 흔적을 찾아 기념하자는 움직임이 대구에 있었지만, 행정당국의 무관심,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등이 없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서 대구가 고향이지만 그의 노동운동을 기념할만한 공간은 전무하다. 
 
내년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뜻있는 대구 시민들이 다시 나섰다. 1964년부터 66년까지 당시 15세인 그가 2년여간 살았던 집을 찾아냈고, 그 집을 사들여 '전태일 기념관'을 만들기로 하면서다. 그의 고향 집은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있다. 한옥이다. 현재는 일반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 집을 사들여 그의 사진이나 글 등을 전시하는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전태일 거리 축제. [중앙포토]

전태일 거리 축제. [중앙포토]

 
전태일 기념관 건립은 '전태일의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모임이 주관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모인 20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로 구성된 기념사업회다. 이들은 5억원의 성금을 모아 집을 사들이고, 기념관을 꾸미기로 한 상태다. 이를 위해 정식 사단법인 허가를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단법인 최종 허가가 있어야 대시민 모금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는 "모임에 들어있는 200여명이 성금을 내 벌써 6000여만원을 확보했다"며 "사단법인 허가 과정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초부턴 대시민모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예전과 달리 뜨거워 5억원의 목표 기금 조성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기념관을 지으면 일부 시설을 노동인권센터, 노동교육공간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전태일은 1948년 8월 26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중구 남산동이 그의 고향이다. 생가는 현재 도로로 바뀌어 흔적이 없다. 2년간 살던 한옥이 유일하게 남은 그의 고향 흔적이다. 이렇게 고향인 대구엔 그를 기억할만한 공간이 없지만, 서울엔 기념관이 있다. 지난달 종로에 새로 개관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다. 전태일 기념관 내부는 1층(로비)과 2층(공연장), 3층(전시실)으로 구성돼 있다. 3층엔 전태일의 살아온 길, 그가 일했던 열악한 근로 환경을 둘러볼 수 있는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다. 전태일 평전 등도 기념관에서 만날 수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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