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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첫 등판하는 김현종과 이도훈

중앙일보 2019.04.11 06:30
 1박 3일, 그것도 2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 참모진은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이번 회담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ㆍ미 대화가 계속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포괄적 합의ㆍ단계적 이행'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내밀 ‘당근’도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정상회담 당일 오후 확대 정상회담 겸 오찬에 배석하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이도훈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 등 실무 전략가들은 물 밑에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문 대통령에 앞서 10일 오전 일찌감치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9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9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특히 2월 28일 임명된 김현종 2차장에겐 이번 정상회담이 첫 데뷔 무대가 된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사전 의제조율을 하고 돌아온 것도 김 차장이었다. 김 차장의 첫번째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고 있다는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을 관리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턴 보좌관의 직제상 카운터파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지만, 한ㆍ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라인 전면에 등장한 김 차장이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관건은 대북제재와 관련한 입장 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대북제재를 놓고 한ㆍ미 간에 뚜렷하게 의견 다르다”며 "한국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가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대북 강경론자인 볼턴은 물론 폼페이오 장관까지 제재와 관련해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김 차장이 투입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독종' '협상의 달인'이란 별명이 붙어 있는 김 차장은 평소 “협상가는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여야 한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선 큰 판을 움직여야 한다”는 발언을 해왔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노무현 정부 때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전통 외교라인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만큼 성과 지향적이다. 외교가에선 “‘협상 독종’ 김현종으로도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면 답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차장과 이도훈 본부장의 케미스트리도 관전 포인트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북핵 협상의 실무협상을 총괄해 왔다. 이 본부장의 직속 상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지만,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해야 하는 북핵 업무 특성상 안보실과도 소통을 해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김 차장이 2007년 통상교섭본부장을 마치고 유엔 본부대사로 근무할 때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두 사람이 일 하는 스타일이나 성격도 비슷하다”며 "이 본부장 입장에서 정의용 실장보다는 김 차장이 정서적으로 가까울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 대화 동력을 살리기 위해 제재와 관련해 한국이 로키 모드를 취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회담의 최대 목표는 대화의 동력 유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관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 미국이 싫어하는 제재를 섣불리 꺼내기보다 한·미 간의 비핵화 협상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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