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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회주의 경력 손혜원 부친, 원래 유공자 기준엔 없었다

중앙일보 2019.04.11 06:00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지난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지난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무소속)의 부친이 지난해 광복절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것은 2017년 7월 보훈처가 발주한 용역 보고서가 근거가 됐다. ‘독립유공자 포상 범위 및 기준개선 방안 연구용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보고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의 사회주의 활동을 흠결사항에서 제외한다면 포상기회 확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훈처는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사회주의자도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했고 손 의원의 부친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수한 용역 제안서에 따르면 사회주의자 경력자들에 대한 포상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당초 연구 목록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는 포상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재검토가 필요한 다섯개 그룹으로 ①일제에 의한 사법 판결 ②3ㆍ1운동 등에서 학생 참여자 중 퇴학자ㆍ무기정학자 ③독립운동 합법단체 활동(노동ㆍ농민 청년운동 및 신간회 등) ④민족ㆍ유사종교 활동 ⑤신사참배 반대 활동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정무위원들은 민병두 위원장의 보좌관이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으로 특별 채용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 및 정무위원장 사퇴를 촉구 했다. 2018.10.12/뉴스1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정무위원들은 민병두 위원장의 보좌관이 금융위원회 정책전문관으로 특별 채용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 및 정무위원장 사퇴를 촉구 했다. 2018.10.12/뉴스1

하지만 용역 결과서는 포상 기준 개선에 들어갈 그룹에 ‘사회주의 경력자’를 포함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포상 기준 대상은 다음과 같다.
 
①학생 독립운동에 대한 별도의 포상 심사기준 마련 ②3개월 이상의 옥고 기간이라는 대통령표창의 포상 심사기준 제한의 완화ㆍ폐지 ③3개월 미만의 실 옥고를 치른 집행유예 처분에 대한 포상 ④기소유예, 불기소 처분에 대한 포상기회 확대 ⑤항일독립운동으로 인한 퇴학 또는 (무기) 정학 경력자에 대한 포상기회 확대 ⑥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미군정 시기의 정치범 전과와 보도연맹 경력을 흠결사항에서 제외 등이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즉, 용역 계획엔 없었던 ‘⑥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미군정 시기의 정치범 전과와 보도연맹 경력을 흠결사항에서 제외’가 신설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태규 의원은 “용역연구 제안서와 최종보고서가 다른것은 보고서가 순수 학술적 연구가 아닌 정부의 의도와 주문에 따른 형식적 통과의례에 불과한 주문생산보고서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해당 용역은 보훈처가 한 국립대 산학협력단에 수의계약으로 맡겼다.
 
이에 대해 용역 연구진으로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용역 과정에서 외압은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용역 계획서에 없었던 사회주의 전력자가 포상기준 개선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선 “최근 몇 년간 사회주의 경력자들이라도 독립운동에 대해선 인정해주자는 분위기가 많이 고조되지 않았냐”며 “그런 차원에서 용역을 진행하던 중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약산 김원봉. [중앙포토]

약산 김원봉. [중앙포토]

또, 용역 결과가 약산 김원봉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김원봉은 북한 초대 정부에서 장관급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포상 규정에서 김원봉은 도저히 포상을 받을 수 없다”며 “그것은 이번 용역 결과로도 달라지지 않는다. 훗날 통일이 된다든지 해서 이 문제를 재정립할 시기가 올 수는 있으나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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