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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억 매출, 임대‧관리비 2억···청년셰프 결국 꿈 접었다

중앙일보 2019.04.11 06:00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어반스 코트'에 입점했다 지난달 폐점한 서울트럭. [사진 서울트럭]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어반스 코트'에 입점했다 지난달 폐점한 서울트럭. [사진 서울트럭]

김제은(26)·허윤희(27) 씨는 2017년 8월 오티디코퍼레이션(오티디)이 운영하는 롯데월드몰 외식 공간 어반스 코트에 '4평'짜리 가게를 냈다. 2016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서울트럭' 상호를 그대로 쓰고, 길에서 검증받은 7900원 치즈스테이크샌드위치를 내세워 입점했다. 매출은 하루 90만원 안팎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개점 19개월만인 지난달에 폐점했다. 과도한 임차·관리비 탓이다.  
 
19개월간 번 4억9466만원 중 오티디에 낸 임차·관리비는 2억2036만원으로 매출의 45%에 달했다. 식자재비(매출의 31%)보다 훨씬 많다. 특히 임차료(매출의 21~23%)보다 높은 월평균 599만원의 관리비를 냈다. 바닥에서 시작해 레스토랑 창업을 꿈꾸던 청년 셰프의 꿈은 과도한 관리비에 좌초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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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씨는 "오티디는 '기존의 유명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 같은 청년 창업자를 우대한다'며 입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이마트 중동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 매장을 여는 등 이름을 알려가던 때다. 이마트·신세계에선 임차료·관리비로 월 매출의 18~23%를 냈다.  
 
어반스 코트가 유동인구가 많은 복합쇼핑몰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4평 가게에 관리비 599만원'은 예상치 못한 비용이었다. 김씨는 "관리비는 계약서상 '을이 부담한다'고 돼 있어 '이마트처럼 관리비를 임차료에 포함해 달라' 제안했다. 오티디 담당자가 '건물관리비와 수도·전기세, 알바 인건비 등을 포함해도 평당 10만~20만원, 최대 200만원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입점 서너달 후부터 이의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티디 관계자는 "(당시) 직원이 퇴사해 내용 파악이 쉽지 않다. 관리비는 계약서상 명시된 사용 면적·매출과 연동해 업체마다 공정하게 부과했다"며 "매출이 떨어지는 매장은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데도 일부 업체가 '과도한 관리비' 주장을 하는 건 본인의 영업 부진의 책임을 오티디에 전가하려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롯데물산 소유의 롯데월드몰은 롯데자산개발이 위탁 운영한다. 어반스 코트는 롯데자산개발이 오티디에 임대한 831㎡(252평) 외식 공간으로, 오티디는 이를 다시 10개로 쪼개 소규모 자영업자에 재임대(전대)했다. 이 중 5곳은 전용 테이블을 갖춘 매장, 나머지 5곳은 전용공간(주방) 외에 '공용 홀'을 썼다.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서울트럭에 보낸 지난 2월 임차료·관리비 정산서. [사진 서울트럭]

오티디코퍼레이션이 서울트럭에 보낸 지난 2월 임차료·관리비 정산서. [사진 서울트럭]

관리비는 공용 홀 사용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월 오티디가 서울트럭에 청구한 관리비 600만원의 세부항목은 이렇다. 건물관리비 172만원(세금 포함)에 공용 홀 직원 인건비 205만원, 수도·가스·전기료와 소모품 비용이 160만원, 카드수수료 45만원, 포스(POS)사용료 8만원, 보험료 5만원, 방역방충비 2만원 등이다. 건물관리비는 임대료(465만원)와 별도로 오티디가 서울트럭에 부과한 비용이다. 또 인건비 205만원은 공용 홀을 관리하는 오티디 정직원·알바의 인건비를 10개 입점 업체가 분담했다.    
 
허씨는 "공용 홀이라고 해봐야 손님이 음식을 먹는 테이블과 의자만 있을 뿐인데, 그걸 관리하는 인건비가 한 달에 수천만원 든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용 비용을 뺀 서울트럭의 수도·가스·전기 사용료는 31만원이었다.  
 
다른 업체들도 30% 이상 나왔다. 서울트럭 등 입점 업체는 오티디에 관리비 내역 증빙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정산서 한장 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점업체 대표는 "월 매출 8000만~9000만원인데 임차·관리비는 30%였다"고 말했다. 한 달 2400만~2700만원 정도를 낸 셈이다. 서울트럭은 적자가 누적되자 폐점을 위해 지난해 9월 '보증금 반환 및 계약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청년 셰프에게 남은 건 마이너스 통장의 빚 2500만원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1주일 중 하루 쉬는 날 다른 음식점에서 접시닦이 알바를 하며 적자를 메꿔 나갔다. 또 지난해 10월 의성마늘축제 요리경연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상금 1000만원을 받아 급한 대출을 갚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전주·시흥의 조리고를 나와 경희대 조리학과를 졸업했다. 창업은 대학 시절부터 꿈이었다. 특히 김씨가 2014년 '비빔밥유랑단'이라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미국에서 1년여 동안 활동하며 창업을 결심했다. 김씨는 "어반스 코트에 들어가기 전까진 모든 게 행복했다. 한 번의 선택으로 꿈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 '올해의 벤처기업', 자영업자와 임대료 소송 중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어반스 코트를 비롯해 서울 서소문 '오버더디쉬', 여의도 '디스트릭트', 광화문 디타워 '파워플랜트', 을지로 부영빌딩 '아크앤북', 스타필드하남 '마켓로거스' 등 상업시설 개발업체다. '부동산 기획자'로 알려진 손창현(42)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올해의 벤처기업'으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부터 오버더디쉬와 어반스 코트 등에 입점한 자영업자와 임차·관리비를 놓고 소송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티디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임대수입' 100억원과 '관리수입' 52억원을 기록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본 신문은 지난 4월 11일자 경제면에 게재된 “5억 매출, 임대‧관리비 2억···청년셰프 결국 꿈 접었다” 제목의 보도에서 ‘잠실 롯데월드몰 내 어반스코트의운영주체인 오디티코퍼레이션이 ‘서울트럭’에 과도한 임대‧관리비를 부과해 업체가 폐점하기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오티디코퍼레이션은(이하 오티디) “서울트럭에 부과한 관리비는 건물관리비, 전기, 가스 등의 세금과 제반비용으로 오티디가 임의로 항목을 구성하여 부과할 수 없고, 공용 홀 고객응대와 정돈을 담당하는 직원의 인건비는 공용 홀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부담하게 한 것으로 정당하며, 임대수수료에는 업체들의 초기 투자 비용과 위험부담의 최소화를 위해 오티디가 부담했던 어반스코트 기획 및 인테리어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바, 서울트럭의 임대료와 관리비는 적절한 수준에서 계약되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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