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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무원연금 적자 눈덩이인데 공무원 또 늘린다니

중앙일보 2019.04.11 00:36 종합 28면 지면보기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정부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각각 754조원, 186조원이라고 최근 밝혔다. ‘2018 국가결산’ 자료에서다. 정부는 연금충당 부채가 국가 부채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가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해 사용자의 책임과 관리운영자의 책임을 동시에 갖고 있으므로 상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작년에만 연금부채 14조원 늘어
공무원 증원 계획 재검토 돼야

1960년에 만들어진 공무원연금은 당초 저부담·고급여 구조로 설계돼 연금충당부채에 상응한 금액만큼을 적립하지 못했다. 그러다 연금 수급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2000년쯤 적립기금이 사실상 고갈됐다. 1995년 이후 네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불균형 구조를 개선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미흡하다.2018년에만 14조 2000억원의 연금부채가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에 공무원연금 개혁이 있었지만, 당시 목표는 국민연금 제도와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었다. 현행 국민연금 역시 가입자가 부담한 연금보험료 원리금 합계액의 1.8배를 연금으로 수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가진 상당 부분의 불균형 요소를 공무원연금도 갖고 있다. 따라서 연금충당부채는 증가 폭은 둔화했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공무원연금은 17조 8260억원의 연금 급여 등 지출이 발생했으나 연금보험료 등으로 15조 9989억원밖에 조달하지 못했다. 1조 8271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재정 적자분은 국가 예산으로 보전해야 한다. 따라서 2020년까지 계획돼 있는 18% 수준으로의 연금보험료율 인상마저 종료되면 국고 보전액은 더 빠른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혈세로 공무원연금 재정 적자를 메우고 있지만, 이는 지난 58년간 정부가 연금충당부채만큼을 연금자산으로 적립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다. 과거 정부들이 했었어야 할 책무를 현 정부가 때우고 있다. 따라서 누적된 연금충당부채를 일시에 갚지 못하면 앞으로도 매년 재정 적자분만큼을 국고로 보전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합한 940조원을 일시에 상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차선책은 연금충당부채 중 할인율 변동으로 생기는 재무적 증가요인 이외는 부채가 더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개혁에 맞춰 공무원연금도 수급 부담구조가 균형을 맞추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특히 공무원 수 증원과 같은 지출증가 요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계획된 13만1600명의 공무원 증원 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증원된 공무원을 포함해 모두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증원하면 국가가 추가 지출해야 하는 연금 추산액은 92조4000억원이나 된다. 게다가 군인연금은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사항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연금충당부채 증가와 적자에 대한 국고 보전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급히 개편이 요구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합쳐 940조원의 연금충당부채를 안고 있는 마당에 이들 연금과 그나마 660조원의 적립기금을 보유한 국민연금을 합치자는 주장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입장에서 별로 유리할 것이 없다.
 
신규로 채용되는 공무원과 군인부터는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다. 이 경우 현재 직역 연금의 수급자 및 가입자에 대해 누적된 연금충당부채를 미래 정부가 수십 년에 걸쳐서 상환해야 할 재정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궁극적으로 연금충당부채가 완전히 청산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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